알파고를 통해 본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반 머신러닝과 딥러닝

2016.03.30 16:47:00

미래 산업 전방위로 확산…일자리 대체와 윤리문제 대처 시급

0.jpg▲ 이세돌 9단이 지난달 12일과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구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5번기 제5국 맞대결과 그 이후 시상식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지난달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컴퓨터 인공지능인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한 바둑대결에서 4승 1패를 기록하며 바야흐로 인류가 인공지능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순간이었다. 알파고에 대한 사전정보가 전혀 없었던 이세돌은 연이은 3번의 패배 이후 겨우 1번의 승리를 거뒀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와 승부근성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애초 인간과 기계의 대결만으로도 충분한 화젯거리가 됐지만, 경우의 수가 너무 많은 바둑에서 기계가 학습만으로 인간을 이길 수 없다는 온정주의식 희망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바람에 경기를 지켜본 수많은 사람과 바둑계, 인공지능 전문가까지도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특히, 바둑이 인류가 고안해낸 가장 복잡한 게임으로 직관과 계산이 필요하며, 우주의 원자보다 많은 경우의 수와 패턴을 인식하지 않고서는 기계가 인간을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알파고는 프로기사의 기보 16만개를 5주만에 학습할 수 있을 만큼 학습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인간이 1년에 기보 1천개씩 공부한다고 해도 평생 따라잡지 못할 방대한 양이기 때문이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CEO는 딥러닝(Deep Learning), 즉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에 그 해답이 있었다고 말한다. 달리 표현하자면,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5국을 치르고 난 이후 더욱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1.jpg▲ 소프트뱅크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인 페퍼(Pepper)를 공개하고 일본 내 일부 상점에 이를 보급하고 있다.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혹은 딥러닝
인공지능을 이야기할 때 머신러닝이나 딥러닝을 빼놓고 말하기 어려운데, 인공지능은 1956년 앨런 튜링이 고안해낸 튜링머신을 거쳐 2006년을 기점으로 진화된 컴퓨터 성능으로 빅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획기적인 진화를 맞이하게 된다.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인공지능의 원래는 간단한 데서 출발한다. 바로 반복학습인 셈이다. 문제는 기계인 컴퓨터가 이 학습을 통해 본래의 연산기능 이외에 추측 가능한 데이터들을 선별함으로써 진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검색자동 기능이나 문자입력시 전달할 메시지 다음 글자들을 추천해 일일이 입력할 필요 없이 터치 한 번으로 대신할 수 있는 것도 초보적인 인공기술 중 하나다.

2.jpg▲ 일본 나가사키 현 사세보의 대형 테마파크 하우스텐보스에 위치한 헨나 호텔에서는 바로 사람 대신 로봇이 호텔리어다. 호텔업무에 로봇들을 배치해 투숙객들을 효율적으로 응대하고 있다. 최신 IT기술력을 활용해 세계 최초 로봇 호텔이다.
 
지난 2013년 미국에서는 1500억개의 우편물 주소의 자동분류 처리가 머신러닝 기술로 활용되고 있는데, 이 기술 도입 전까지 엄청난 수의 우편물을 인간이 처리하기에 너무 많은 인력과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사람에 따라 제각기 다른 필체를 보고 분류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반복학습을 통해 패턴을 인식하면서 처리하는 속도가 빨라지게 된 셈이다. 많은 양의 고문서나 고서적 역시 이 같은 기술로 짧은 시간 안에 해독해 연구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 세계적인 엘리베이터 기업 티센크루프는 머신러닝 서비스를 활용해 클라우드로 전송된 각 엘리베이터의 속도, 모터 온도, 출입문 오작동 등 모든 데이터를 예측 가능한 모델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언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분석하고 사고 발생 전 점검원들이 미리 수리할 수 있도록 조처를 하고 있다. 머신러닝 기술은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판매활동에도 적용되고 있는데, 가령, 유동인구와 통화량, 교통 데이터를 분석해 버스노선을 짜거나 CCTV 사각지대 정보를 분석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도 하고,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처럼 시차가 큰 국가의 경우, 동쪽지역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상품을 중점 배치하거나 재고물량을 미리 확보해 판매를 극대화하기도 한다.

앞서도 말했듯이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기계가 스스로 학습을 하는 것을 말하지만, 엄밀히 말해 지금까지 설명한 머신러닝과 딥러닝은 큰 차이가 있다. 머신러닝이 방대한 데이터를 컴퓨터가 스스로 축적해 학습하는 기술을 의미한다면, 딥러닝은 머신러닝의 하나로, 머신러닝과 차이가 있다면 자료 분류 및 수집단계에서 불필요한 데이터는 버리고, 연관성 있는 데이터들을 모아 인간처럼 자율적으로 학습하는 기술을 뜻한다. 가령, 머신러닝에서는 장마철이나 특정 조건에서 잘 팔리는 물건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쇼핑몰 등에 진열함으로써 제품판매의 극대화를 노린다면, 딥러닝에서는 최근 출시된 신제품의 판매 극대화를 위해 해당 제품의 판매와는 상관없는 데이터를 버리고 필요한 데이터만을 모아서 활용한다는 차이가 있다. 머신러닝이 구축된 빅데이터를 모두 모아 해당 분야에서 원하는 데이터를 선별해서 활용한다는 것이 딥러닝과 차이가 있는 것이다. 알파고는 이런 딥러닝 기술의 특성을 활용해 약 3천만건의 바둑게임을 스스로 학습하며 진화해 왔던 것이다.

3.JPG▲ 영화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로봇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와 기대
인공지능과 관련된 대표적인 영화가 터미네이터, 마이너리티 리포트, 아이 로봇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들은 단순히 영화 속 허구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다. 영화 속 이야기는 아닐지라도 벌써 기계가 인간의 영역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페퍼는 출시 1분만에 첫 판매분 1천대를 기록했고, 매장 호객용도 및 노인 병간호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일본 나가사키의 헨나 호텔은 객실 로봇, 안내 로봇, 짐보관 로봇, 짐운반 로봇, 접객 로봇 등 78대 로봇으로 운영되는 세계 최초의 로봇 호텔로 유명하다. 이 호텔은 로봇을 도입하면서 50명의 직원을 15명으로 줄이고, 인건비 절감으로 10만원 내외의 숙박비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 로봇은 인간의 눈동자와 표정, 목소리, 언어를 통해 상황을 인식하고 응대함으로써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지만, 로봇이 인간의 영역을 대체함으로써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은 자율주행 자동차와 의료 분야에서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고, 곧 동시통역사, 속기사, 운전기사를 비롯해 변호사, 의사, 금융 분석가, 회계사, 기자 등 전문분야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한국언론재단이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과 관련해 지난달 19~22일 성인남녀 1038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6.6%가 “로봇이 인간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이라고 답했고, 76.7%는 “앞으로 30년 안에 인간 일자리의 절반을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경제포럼은 4차 산업혁명으로 행정직과 화이트칼라 사무직종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내다봤고, 5백만개의 일자리 중 66%가 사무직일 것으로 예측했다. 무엇보다 공상영화에서처럼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 위기를 강조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인류를 뛰어넘는 인공지능은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허사비스 CEO는 인공지능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딥마인드의 AI 프로젝트를 바둑에 그치지 않고 의료와 로봇, 스마트폰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의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최근 ‘아틀라스’를 공개했는데, 아틀라스는 스스로 생각하는 로봇으로, 인간들의 육체노동을 대신할 AI 로봇으로 주목받고 있다. 윤리의식이 초미의 관심이 되자 최근에는 미국 예일대 웬들 월러치 교수와 인디애나대 콜린 앨런 교수가 인간의 윤리의식을 학습하는 인공지능 로봇이 개발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JPG▲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중 한 장면
 
현재 한국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술은 미국의 75% 수준이고, 일본과 유럽의 89~90% 수준이며, 중국과도 10%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 규모나 관련 특허건수도 20~3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기업투자 역시 네이버가 2013년에 5년간 1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과 삼성전자가 수백억원대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진 것이 전부다. 한편, 이번 알파고의 충격 때문에 앞으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생활 속으로 밀접히 들어오게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나라에서의 법·윤리적 규범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이 확산되기 전부터 새로운 법체계 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로봇법은 지능형 로봇의 개발과 보급을 촉진하고 기반을 조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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