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전당대회·차기대권 관련 유승민 의원 대담

2016.07.29 17:19:00

유승민, “대권, 무모한 도전이라고 판단되면 포기할 것”

IMG_0382-1.jpg▲ 유승민 의원(새누리당, 대구 동구을)

(대한뉴스 최병철 기자)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른바 공천파동에 이은 총선패배로, 그 좋은 국회의장 자리까지 결국 야당에 넘겨준 오늘의 여당 새누리당이다. 당시 공천심사위원회 안방에 ‘보이지 않는 손’이 앞문 뒷문을 가리지 않고 연신 들락거렸다. 그런 정황이나 물증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딸려 나올 때마다 갑론을박 핏대를 올려가며 논쟁을 벌인다. 지리멸렬 이런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그런가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조기복당이 통과되었다. 대형 사고였다. 뿐만이 아니다. 총선 전부터 떠들썩했던 최경환 의원은 결국 총선패배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일찌감치 대표 불출마를 표명했다. ‘안 나오는 것인가! 못 나오는 것인가!’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못 나오는 이유가 따로 있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언론인, 정치인들 사이를 오가고 있다.
 
그렇다면, 신·구 친박들로 부터 적극권유가 빗발쳤던 소위 좌장 서청원 의원의 신세는 어떠한가. 그에게도 역시 총선패배 사건의 피의자라는 꼬리표가 달려있다. 와중에도 ‘추대대표 조건이라면…’을 흘리면서 후반기 국회의장 카드를 슬쩍 접는 시늉까지 했던 그다. 또한 ‘누구누구가 나온다면 우리도 불가피한 입장이다’는 뉘앙스를 퍼뜨리면서 내심 ‘두 번 지면 끝장’이라는 위기감을 애써 감췄다. 그가 받은 총선패배 ‘딱지’는 하루아침에 그냥 찢어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집권말기에는 어김없이 레임덕이 찾아온다. 레임덕이라는 연기는 굴뚝을 타고 하늘로 피어오르는, 그런 연기가 아니다. 강풍을 타고 쏜살같이 한강을 건너게 될 것이다. 권력누수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때가 되면, 아주 난처한 입장에 처할 수도 있는 두 사람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다행히도 이 두 사람의 불출마로 인해 친박 대 비박 간의 계파싸움이, 초기의 예상보다 치열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일부 언론, 호사가들의 글과 말을 통해 다소 비화될 수는 있을 것이다.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의 면면이 그리 호락호락 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자기주장이 매우 강한 후보들이다. 차기대선을 통해 기필코 정권 재창출을 해내야 하는 당대표의 중압감을 깊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지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저마다 자기정치 일색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배반의 정치’에 이어 ‘맨발로 골목골목 누비며 도와주었더니 이제 와서는 자기정치를 하고 있다’에 맞섰던 유승민 의원. 그가 ‘누가 누구를 배반했다는 말씀인가’에 이어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 헌법’ 조항을 또박또박 읽어 내려가며 고개를 바짝 쳐들었었다. 그런 유 의원은 자신의 정치철학을 평가 받을 시간조차도 없이 자기주장이 너무 강했다는 혹평에 장기간 시달렸다. 이유와 과정이 어찌되었건 국민들의 눈과 귀가 한동안 즐겁지 못했던 그때였다. 결국 총선패배의 큰 원인으로 부각되면서 박 대통령과 유승민 의원 두 사람에 대한 비난이 봇물 터지 듯 쏟아졌었다. 어쨌든 친박 대 비박, 주류 대 비주류의 제3라운드로 불릴 이번 전당대회는 국민적 관심을 부르기에 충분할 것이다. 서슬 퍼런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웠던 유승민 의원이다. 그렇다고 김무성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박계의 옷차림을 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를 만나 다가오는 전당대회와 본인 정치행로와의 관계, 복당사고로 도진 계파상처의 치유상태와 전당대회 흥행여부 및 예상결과 그리고 차기대선 구도 등에 관해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 지난 총선에서 김무성 대표는 대구동을 지역구를 무공천 지역구로 밀어붙였다. 그 결과 예상과 달리 안정적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었다는 중론인데.
 
애당초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었다. 공천 받은 후보가 누가되든 나는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충분히 이기리라 확신했었다. 차라리 공천 받은 1번 후보 대 무소속아니면 최소한 무소속 대 무소속의 경쟁구도라도 만들어지기를 희망했었다. 그렇다고 해서 김 대표의 당시 결단이 원망스럽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다만 상대 후보에게 사전에 무공천 지역임을 공식 통보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랐었다.
 
- 조기복당 통과가 계파 갈등을 부추겼다고 보는가.
 
이렇게 빨리 복당되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었다. 전당대회 후 또는 내년 초쯤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사고가 난 것이다. 계파간 이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큰 문제로 남지는 않을 것이다.
 
- 총선을 거치면서 특히, 최경환 의원과 조원진 의원에게 몹시 서운함을 느꼈나. 당선 후 또는 복당 후에 화해했는가.
 
조원진 의원은 대구지역의 의원이자 아끼는 후배다. 지역발전을 위해 힘을 합쳐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최경환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가 다소 거북스럽다. 좀 그런데… 하지만 좋은 방향으로 해석해 주시기 바란다.
 
- 대구·경북지역 의원 누군가는 당내 중책을 맡아야 할 텐데, 지지하는 후보가 따로 있는가. 있다면 어떻게 지원할 생각인가.
 
지금으로서는 뭐라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다. 대표로, 최고위원으로 출마선언들을 하지 않았는가. 때가 되면 지역의 참신한 일꾼을 도와서 지역발전에 기여하게 하고 싶다.
 
- 비박계 의원들의 대표 출마권유가 있었다. 김무성 전 대표도 직간접적으로 권유했던 것으로 안다. 그런데 유 의원은 그야말로 유야무야로 일관했다. 왜 그랬는가.
 
비박계 의원들로부터 수차례 출마권유를 받은 것은 사실이다. 저의 책임이든 아니든 지난 1년 넘도록 당내갈등의 한복판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복당하자말자 전당대회에 출마해서 또 다른 갈등을 불러올 수는 없었다. 복당 시 말씀드린 당의 화합과 개혁을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 친박결집이니 비박결집이니 하며 양측이 세 불리기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는 형국이다. 흥행여부와 예상 결과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다.
 
우선 이번 전당대회가 계파간 경쟁으로 비쳐지지 않기를 충심으로 바란다. 과열경쟁으로 번지는 것은 어떤 경우든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그리고 흥행의 관건은 어디까지나 후보와 그 진영의 노력여하에 달렸다. 나는 지난 전당대회 때 불가피 서청원 후보를 지지하게 됐었다. 김무성 대표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나를 노골적으로 원망하기에 강한 어조로 한마디 했다. 김 후보가 당선될 수밖에 없는 현재의 경선구도라고.
 
- 차기 당대표가 차기대선 후보 선출과정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때의 정치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당선을 좌지우지할 수야 없겠지만 적지 않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대표 경선이 치열해지는 이유다.
 
- 박근혜 정부가 차기대선후보 선출과정을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 당내 대선 후보로의 행보에 어떤 제약으로 작용하리라 예상하고 있는가. 그리고 경선, 본선 승률 계산법을 말해줄 수 있겠는가.
 
제약이 있을 리 없다고 본다. 지금으로서는 더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고 싶다. 이해를 구한다. 다만 무모한 도전이라고 판단되면, 그 도전은 하지 않을 것이다.
(대담= 이영규, 최병철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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