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월간구독신청

방산·국방

가장 중요한 국가안보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는 국회 황진하 국방위원장

   
 

최근 일본은 미국과의 밀월관계를 활용하여 중국의 팽창을 막는다는 명분 하에 자위대를 군대로 승격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뿐만 아니라, 방산제품 수출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어 우리나라와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이와 같은 준비들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어서 국방·안보·방산 전문가들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평시에는 민간인으로 근무하다 유사시 동원소집 명령이 떨어지면 지원제 자위관(비상근 특별국가공무원 신분으로 전환)으로 동원되는 동원제도를 2002년부터 부활시켜 전쟁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국회 황진하 국방위원장을 만나 제2의 방위산업 도약을 위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민과 군이 융합하는 창조적인 발상이 필요한 때
 일본이 이렇게 전쟁 상황을 가정하고 착실히 준비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방산분야에 전문가들이 부족해 해외에서 무기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최근‘방산비리’라고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거의 모든 사건들이 해외에서 무기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들인데, 결과적으로 방위사업청에 무기획득 전문가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비리들이 사전에 걸러지지 않았던 것이다. 군 무기체계 획득과 관련된 전문가들이 부족하다보니 각종 리스크에 대해서 교차하여 검증이 불가능하게 되었던 것이다. 전문성이 뒷받침되어야 모든 상황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업무를 추진할 수 있고, 업체에 휘둘리지 않아 청렴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방위사업청의 잠수함 사업단의 팀장은 공군 대령이 맡고 있고, 전투함은 일반 공무원, 전투체계 분야도 일반공무원, 고속함 분야도 일반공무원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져서 중요한 결정들을 빨리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창조경제의 선봉이 될 수 있는 방위산업 육성과 문제점에 대해 짚어보며,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황진하 국방위원장을 취재했다.

한국형전투기 개발에 있어 엔진 및 주요 부품은 수입에 의존할 것이라는 의견이 팽배합니다. 이에 대한 견해는
  한국형전투기 개발사업은 총18조원을 투자하는 건군 이래 최대 무기도입사업으로서 대한민국의 항공우주산업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의 항공우주산업이 선진국에 비해서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핵심 부품에 대해선 해외업체와 국내업체간 전략적 협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협력을 일부에서는 위험성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국내 항공우주산업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수조원의 무기를 구입할 때 가격흥정도 중요하지만 일정 부품은 한국에서 꼭 제조하도록 계약해서 기술도 전수받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면 좋겠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것들을 실현할 수 있을까요

  국내 방위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있어서는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무기 구매시 관련부품의 국산화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방산업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사업전략입니다.

  국내 군 수요만으로는 국내 방위산업의 발전을 지탱할 수 없기 때문에, 글로벌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해외무기 도입에 따른 절충교역을 기술이전 및 국산화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해외 선진기업들과 국내 방산기업들이 협업하여 글로벌 경쟁시장에서 상생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협력구도 창출에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방산업계에서는 납품할 때 까다롭고 현실에 맞지 않는 서류요구로 많은 불편이 있다는데, 국방위원장께서 직접 현장을 방문해 들어보실 용의가 있는지요
  최근 방산비리 문제로 방산업계의 사업활동이 많이 위축되어 있다는 것을 여러 경로를 통해서 접하고 있고, 국방위원회 차원에서 국정감사 등의 기회를 통해 방산업계의 의견 수렴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방산업계의 애로사항을 지속적으로 청취할 것이며, 군의 전력강화와 방위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입니다.
 
한국인 최초 유엔 키프로스평화유지군 사령관으로 근무했으며  육군 중장으로 예편했습니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발전을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군사혁신은 무기체계와 군사전략의 혁신이 있을 때 가능하다는 점에서, 방위산업은 군사혁신과 미래전장환경의 변화를 주도하는 데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국내 방산업계의 사업전략이 선진국의 첨단무기 개발 수준을 따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장 환경의 변화를 주도하는 새로운 무기체계 개발도 중요하며 새로운 무기체계 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기술보다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디어가 없으면 우리가 보유한 기술조차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 미해군 초고속 수송함 HSV-2와 일본 민간선박으로 평상시에는 여객선으로 활용되는‘낫짱월드’호. 일본 아오모리와 하코다테를 연결하는 고속 카페리 선박으로 외관은 여객선에 걸맞게 멋진 그림이 그려져 있지만, 이 선박의 실체는 미 해군의 초고속 수송선 HSV-2다. 전장 112미터, 만재배수량 10,712톤으로 승선인원 1,746명과 자동차 350대를 실은 상태로 40노트(시속72km)로 주행이 가능하다. 그뿐만 아니라, 헬기 이·착륙 갑판이 있어 대량의 물자를 짧은 시간 내에 수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선박은 이미 수차례 자위대 훈련에 참여한 바 있다.

북한과 인접한 파주시에서 통일과 관련해 준비하는 것이 있다면
  파주시는 한반도평화통일 준비를 위한 중추도시라고 생각하며, 그에 걸맞은 모습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남북한의 경제적 상호보완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북한의 개성공업지구에 상응하는 가칭‘통일경제특구’조성을 위한 통일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지난 2012년 6월에 발의하여 현재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논의중이며, 작년 11월 글로벌 기업 GE사와 한반도평화통일 준비 비전을 지지하고, GE사의 인프라 구축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하기 위한‘파주시-GE사’MOU를 체결했습니다. 이 MOU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성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진력하고 있으며, 한반도평화통일준비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국방위원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한반도 안보환경뿐만 아니라 한반도 주변 동북아 정세 역시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국가안보가 중요한 시기입니다. 국가안보는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여야가 있을 수 없습니다. 군내 잇단 사고, 북한의 도발 지속, 일본의 정상국가화, 중국의 군사대국화 등으로 대한민국 국군이 도전적인 시기에 직면하고 있지만, 군에 대한 국민적 신뢰 그리고 국민적 신뢰에 부응하는 군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북한의 도발이나 주변국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대한민국 국군이 아니라 북한의 위협을 압도적으로 억지하고, 주변안보환경의 평화적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창조적 전략 마련이 시급합니다.

취재후기
  위의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은 민과 군이 협동하여 효율적인 선박운영을 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예로 일본 도쿄 외곽에 있는 국립재해의료센터는 평상시에는 종합병원으로 기본 운영비를 충당하고, 비상시에는 국가재난의료컨트롤타워로 탈바꿈한다. 황진하 국방위원장은 중장으로 예편한 3선 의원이다. 군과 의회를 잘 알기에 민과 군이나 관이 협동하여 국가안보에 대비하는 창조적 전략 마련을 기대해 본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