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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12일 한반도 최대 규모 5.8 지진 발생...21일에도 경주 3.5 여진 계속

정부, 경주 ‘특별재난지역’선포...카카오톡 장애·통화량 급증·재난문자 늦장대응

2016-09-26 16;46;10.JPG▲ 경주 지진으로 지난달 12일 경남 창원지역 한 상가에서 학원가 학생들과 손님들이 모두 건물 밖으로 불안한 마음에 긴급히 대피해 있다. 옆 사진은 이번 지진으로 경주시내 한 마트 상품들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
 
지난달 12일 저녁7시 44분 32초 경북 경주시 남서쪽 9㎞ 지역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8시 32분 54초에는 경주시 남남서쪽 8㎞ 지역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났다. 규모 5.8은 관측 이래 최대다. 5.1도 4번째다. 포항 일부 주민도 지진이 나자 지진의 충격으로 놀라서 밖으로 달려 나왔다.

울산 시민도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했다. 대피한 주민들은 밖에서 이웃과 모여 추가 피해를 걱정했다. 전국 최고규모인 80층 두산위브더제니스 건물이 휘청거리고, 63층 부산국제금융센터에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대전 유성구 한 아파트 주민 300여명은 단지 내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긴급 대피했다. 서울과 경기, 인천, 광주, 충남과 충북에서도 주민의 신고가 소방본부에 잇달아 접수됐다. 제주도 아라동 아파트 주민이 흔들림을 느끼기도 했다.

19일 밤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11㎞ 지역에서 4.5의 여진이 발생한 후 21일 오전 11시53분께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10㎞ 지역에서 규모 3.5의 여진이 발생했다. 경주지역 여진은 21일까지 총 412회 발생했다. 1.5∼3.0이 395회로 가장 많고 3.0∼4.0 15회, 4.0∼5.0 2회이다.

국민의 불안감을 키운 건 또 있었다. 카카오톡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장애가 생기면서 많은 이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통화량도 급증해 일부 지역에선 통신장애까지 발생했다. 이날 통화량은 평소 대비 약 20배 늘어났다. 전화 통화가 급증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발신신호가 가지 않고, 연결이 지연됐다. 이 와중에 국민안전처 재난대응문자는 지진 발생 9분 뒤에야 해당지역 주민에게 발송됐다.

본진 때에는 전국에서 진동을 느꼈지만, 서울과 경기 주민은 긴급재난문자를 받지 못했다. 안전처는 상황실을 통해 기상청의 지진 조기경보를 통보 받았다. 하지만 긴급재난문자 지역선정은 지진방재과가 담당하고 있어 다시 문자를 발송하는 데 9분이 걸린 것이다. 본진이 발생했을 때도 9분 뒤에 발송했다. 안전처 홈페이지는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한때 다운되기도 했다.

정부는 21일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됐다. 경주는 크고 작은 여진으로 주택 160채가 전·반파되고 4817채가 기와가 부서지거나 떨어지고 벽이 갈라지는 피해를 봤다. 문화재 58건을 비롯한 공공시설 피해도 187건에 달한다. 현재까지 전체 피해액은 131억 6200만원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는 23명 가운데 7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귀가했으며, 16명은 입원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피해규모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택 전파는 900만원, 반파는 450만원, 작은 피해는 100만원을 지원한다. 국가관리시설은 100% 지원한다. 또 피해주민에게 보험료 30∼50%·통신요금 1만 2500원 할인, 주택용 전기요금 100%, 도시가스요금 1개월분 감면, 복구자금 저리 융자, 지방세 감면, 국세 납세유예 등을 지원한다.

경북도와 경주시·군, 민간단체 등은 대규모 인력을 피해현장에 투입해 안간힘을 썼다. 공무원 경찰, 군 장병, 봉사단체 회원들은 피해가 심한 300곳에 분산해 복구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강진 피해 복구 작업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정확한 피해 규모를 집계하지 못한 데다 태풍에 밀려온 비가 150㎜ 넘게 내리는 바람에 복구가 더뎌졌다.

한편, 원전시설이 밀집한 경주 인근에서 잇따라 강진이 발생함에 따라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원전이 밀집해 작은 원전사고라도 대형 참사를 일으킬 수 있다. 정부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으며, 원전 24개의 내진성능을 현재 규모 6.5에서 7.0까지 견딜 수 있도록 보강하는 작업을 2018년 4월까지 마무리 짓기로 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2일 오후부터 월성원전 1∼4호기를 차례로 수동 정지했다. 이외의 원전은 모두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동서발전 울산 LNG복합화력 4호기는 5시간여 뒤 완전 복구됐고, 한전 울주변전소 3번 변압기도 1∼2시간여만에 정상화됐다. 수자원공사는 전국 268개 시설물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가스시설도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았다. 가스안전공사는 전국 28개 지역본부에 사고대책본부를 꾸리고 전국 3263개 시설에 대해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경주·울산지역에 대해서는 2차 가스시설 특별점검을 시행했다. 산업 분야에서는 피해규모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과 SK하이닉스의 공장에서 일부 장비가 잠시 중단됐다.

반도체 생산설비은 통상 6∼7 수준의 지진에 견디도록 내진 설계가 돼 있다. 삼성전자 구미 공장은 금형 정밀 생산라인을 세웠다가 곧 재가동했다. 현대자동차는 한때 울산공장의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가 정상 가동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공장은 정상 조업했다. 여수 화학산단 설비들은 내진 설계가 돼 있어서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도로, 철도, 항공 관련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하지만 열차들이 서행하면서 경부선 하행선 열차 운행이 최고 3시간 3분까지 지연됐다. 부산-김해경전철은 기관사가 직접 탑승해 전 구간 정밀 선로 안전점검을 했다. 여객선이나 어선, 항만시설과 관련한 피해보고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장성의 문향고에서는 기숙사 내부 벽면에 균열이 생겼고, 울산의 한 학교에서는 체육관의 전등이 떨어지기도 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13일 하루 휴강했다.

반면, 영남지역 문화재들은 피해를 봤다. 불국사 다보탑은 상층부 난간석이 내려앉았고, 청도 운문사 서 삼층석탑은 상륜부가 떨어져 나갔다. 경주 분황사에서는 모전석탑의 1층 벽돌에서 실금이 발견됐고, 보광전의 지붕 용마루와 벽체에서 갈라짐 현상이 발견됐다.

경주 기림사 대적광전과 양산 통도사 대웅전·극락보전 등에서도 건물 벽면에 금이 갔고, 경산 선본사 전각, 불국사 대웅전 지붕, 오름담장의 기와가 일부 파손됐다. 석굴암 진입로에서는 낙석이 발생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일제 점검에 들어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국립공원 입산을 전면 통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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