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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도서

주목받는 명지휘자 야이크 네제세갱, 젊은 피 수혈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되살리다


지난 8일 서초동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야니크 네제세갱이 이끄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있었다. 기자는 때 이른 더위를 실감하며 오랜만에 조금 일찍 예술의 전당에 도착해 언제나 봐도 즐거운 야외음악분수 앞에 서서 시원함을 만끽했다. 문득 빈 유학시절 추억이 떠올랐다. 한국을 떠나 빈에 도착한 게 6월이었는데, 빈 시청 앞 광장에서 큰 스크린으로 매일 저녁 유명연주인들의 음악회를 보여주는 것을 보며 진짜 음악의 도시라는 것을 실감했었다. 지금은 인터넷으로 찾아볼 수 있는 연주들이 많지만, 그때만 해도 직접 보거나 연주실황 DVD나 VTR이 다였으니 매일 저녁 빈 시청 앞 광장에서 무료로 누리는 호사였다.


필라델피아오케스트라는 117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미국 5대 오케스트라 중의 하나로 2011년 악단이 파산위기에 처했지만, 젊은 지휘자 야니크 네제세갱과 함께 극적으로 기사회생하게 되었다. 유럽출신의 지휘자들과 고전음악의 정통성을 펼치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야니크 네제세갱과 새로운 시도를 하며 오케스트라를 살려냈다. 이번 내한 공연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만의 특별한 음악적 해석이 돋보이는 연주였다.




이날 공연은 조금은 생소한 (적어도 기자에게는) 프란츠 리스트의 교향시 5번 ‘프로메테우스’로 시작했다. 처음 시작부터 긴장감이 넘치는 흐름으로 신들로부터 불을 훔쳐내 그 대가로 영원히 간을 뜯기는 신화의 스토리가 그대로 상상되어 그려지는 생동감 있는 연주였다. 두 번째 곡은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였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수석주자인 데이비드 김이 협연을 했는데, 협연자의 화려한 연주로 돋보이려 하기보다는 조화에 중점을 둔 안정된 연주인 듯했다. 3악장 피치카토 중 줄이 끊어지는 돌발상황에 관객들이 놀랐지만, 데이비드 김은 빠르게 부악장의 바이올린과 바꾸어 멋지게 마무리 했다. 낭만주의 음악의 특징인 부드러움이 주된 표현이었고, 목관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연주였다.


세 번째는 빠바바밤~ 빠바바밤~ 베토벤의 운명이었다. 네제세갱의 베토벤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돋보이는 그야말로 젊음의 스피디함이 느껴지는 연주였다. 4악장의 팡파르까지 쉴 새 없이 달려오며 길게 늘어뜨리지 않는 음들이 기존 무거운 독일 교향곡의 무너뜨릴 수 없는 장벽을 부수고 날아올랐다. 화려한 마무리와 함께 기립박수가 나왔고, 멘델스존의 한여름밤의 꿈 스케르초를 앙코르곡으로 연주했다.




음악회가 끝이 나고 기자는 네제세갱의 파워풀하고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삶에 대한 도전과 절망하지 않는 희망이 느껴지는 연주로 벅찬 마음이 들었다. 늘 지휘자의 연륜만이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닌가 보다. 지휘자 야니크 네제세갱이 지휘대를 뛰쳐나갈 것 같은 열정적인 파워풀한 지휘모습에서 단원들이 새롭게 시작할 힘을 얻었을 것 같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연주 중 바이올린 줄이 끊어지는 것처럼 당황스럽고 힘든 순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기자신에 대한 믿음이 그 힘든 순간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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