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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中 사드보복, 올해 상반기 최악수준…중국 외 대체시장 찾아 다변화 전략


중국의 사드 관련 보복조치는 올해 한국경제의 최대 악재로 꼽힌다. 중국 당국이 롯데마트의 첫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때 만해도 한국정부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이라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었지만, 당시 중국 당국은 위생규정 위반 등 이유를 앞세웠을 뿐 직접 사드를 거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중국은 “한국 사드 배치는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에 엄중한 손상을 주었고 중국인들의 우호 감정도 해쳤다.”며, 외교는 물론 경제부문에도 노골적으로 대놓고 드러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올 2분기부터 1년간 중국인 관광객이 30% 감소하고 대중국 상품수출이 2% 감소한다는 전제하에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떨어지고 고용이 2만 5천명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18일 한국은행의 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1∼6월) ‘음향․영상 및 관련서비스’ 수지의 흑자는 1억 7990만 달러다.


이는 작년 하반기 2억 3420만 달러보다 23.2% 줄어들었고, 작년 상반기 2억 7610만 달러보다는 약 1억 달러가 급감한 것이다. 올 상반기 흑자는 반기 기준으로 2015년 하반기 이후 1년 반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월별로도 7월 흑자규모가 1750만 달러로 2015년 9월 620만 달러 이후 1년 10개월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월~7월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동기대비 40%, 333만명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이를 기반으로 연간 799만명의 관광객 감소와 함께 관광산업 손실액이 18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른 생산유발손실액은 34조원, 취업유발손실은 40만1000여명으로 추산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최근 발표한 8월 대중국 농식품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0.8% 감소한 869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3월 -5%로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농식품 수출 감소율은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두자릿수 감소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한국 기업들은 거대한 내수 시장과 값싼 노동력을 보고 앞다퉈 중국에 진출했다. 중국은 2003년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제1수출국으로 부상했고, 2013년에는 전체 수출의 26%를 중국이 차지했다. 여기에 한류 열풍까지 불면서 화장품, 식품, 유통 등 소비재 기업들도 중국에 공장을 짓고 유통망을 구축했다. 그리고 중국이나 동남아 등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 음악 등이 인기를 끌면서 음향․영향 서비스 수지의 흑자가 커졌다.


2014년 8040만 달러, 2015년엔 2억 4490만 달러, 작년엔 5억 103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연간 기준 처음으로 5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사드 관련 보복조치로 기세가 꺾였다. 작년 7월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중국의 ‘한한령’으로 중국에서 한류 문화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고 중국 드라마에 출연했던 우리나라 배우가 중도에 하차하기도 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사업을 매각하거나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사드 보복과 ‘반한 기류’로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셈이다.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은 유통, 자동차, 제과업체다. 롯데는 직격탄을 맞았다. 롯데마트는 중국 매장 112곳을 매각처분하기로 했다. 다른 롯데 계열사들도 중국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검토 중이다. 현대․기아차의 1~8월 중국 내 누적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44.7%나 줄었다.


식품․화장품 업계도 마찬가지다. CJ오쇼핑은 중국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고, 현대홈쇼핑은 현지 방송을 중단했다. 오리온은 중국 매출이 지난해 3분기 3484억원에서 올해 2분기 1415억원으로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들은 중국정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국 기업의 피해가 막대한 배경에는 높은 중국 의존도가 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중국 매출을 별도 공시한 70개 상장사의 중국 매출 비중은 2016년 기준 18.1%다. 삼성전자는 매출의 17.4%를 중국에서 달성했다. LG디스플레이(68.6%), 삼성디스플레이(37.8%), SK하이닉스(34.7%), 한화케미칼(33.8%), LG화학(32.9%), 삼성SDI(31.9%) 등은 중국 의존도가 높다. 현대기아차의 경우도 전체 판매량의 20%가 중국이다.


이에 한국기업의 대중국 투자는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중국은 인건비가 많이 오른 데다 가공무역, 에너지 다소비, 환경오염 유발 등의 업종은 투자를 제한한다. 한국의 대중국 직접투자는 7월까지 전년동기대비 43% 감소했다. 미국 역시 37%가 줄어들었다.


중국에서 철수한 기업들은 아세안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오송 화장품․뷰티 산업 엑스포’에는 이라크, 이스라엘, 수단, 알제리 등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 바이어들이 처음으로 참여했다.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도 각각 30명이 넘는 바이어가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한국은 지난해까지 베트남 최대 외국인 투자국이다. 올해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도 베트남 정부와 상용차 공장 건립을 논의하고 있다. 인도 역시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만도 등이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부터 베트남 현지 식품업체 3곳을 인수했고, 지난 7월에는 호찌민에 통합 생산기지를 착공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올해 태국, 인도네시아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CJ E&M은 지난해 한국영화 전문채널 tvN 무비스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 설립했고, 조만간 필리핀과 홍콩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중국의 경제보복에 대응할 유일한 카드인 WTO제소는 무역 전면전을 불사해야할 정도로 부담이 크다. 사드 경제보복을 WTO에 제소하는 카드를 일단 접은 한국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정부는 현지 진출기업의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제3국으로 이전하면 해외사업금융 보험료 할인 등 지원을 해주고 있다. 또 대체 판로를 개척할 수 있게 발굴․지원하는 ‘공급선 다변화’ 정책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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