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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 지척 대단지 고층아파트 들어서다


우리나라 어디를 가든 산세나 지형에 상관없이 고층아파트들이 즐비하다. 급기야 세계인들이 인정하고 방문하고 싶어 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불국사 바로 코앞까지 14층 고층아파트가 들어섰다. 730세대는 완공되고 수많은 논란 속 경주시는 또 7월 7일 370여세대 건축을 승인했다. 예정 입주민 대부분이 (주)한국수력원자력 직원이다.


경주고도보존회(회장 이정락 변호사)는 2016년 6월 불국사 인접 미관지구 바로 옆 고층아파트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라는 제보를 받았다. 설마 했던 우려는 사실로 밝혀졌다. 본지에서는 경주고도보존회 기자간담회 참석 후 경주시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현장을 다녀왔다. 불국사 지척 차 안에서 본 밖의 풍경, 새롭게 잘 지어진 반듯한 10동의 고층아파트는 불국사와 석굴암이 있는 토함산 자락을 가리고 있다. 갓 쓰고 군화 신은 형상이다.


불국사 주변 지역은 대한민국 건국 이후 「문화재보호법」 등의 법령에 의해 그동안 자연녹지지역 또는 보존녹지지역으로 지정되어 불국사와 조화를 이루면서 보존되고 관리됐다. 문제의 지역인 진현동은 불국사 경계에서 약 800m 떨어진 곳으로 원래는 아파트 건축이 허가될 수 없는 자연녹지지역이었으나 주차장을 운영하던 민간업자와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진행과정에서 토지용도가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되어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었다. 경주고도보존회와 경주시의 입장을 살펴본다.


경주고도보존회
경주고도보존회는 우리 민족의 정치·사회·문화의 중심으로 역사상 중요한 지위를 가지는 경주를 우리나라 고유의 역사·문화유산으로 보존하고 자자손손 계승하여 널리 문화의 향상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각계의 전문가들이 뜻을 모아 2005년 설립한 단체다. 최근 불국사 주변의 고층아파트 건축은 불국사의 역사·문화·환경을 훼손하여 불국사의 역사적, 문화적, 예술적, 경관적 가치를 추락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우리 선조들이 토함산 자락에 터를 닦아 사찰을 지어 국가의 안녕과 부처의 가호를 비는 절절한 염원을 담아 불국(佛國)이라는 피안의 세계를 만들었음에도, 이를 간과하고 경주시가 피안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에 현대식 고층아파트 건축을 허가한 것은 불국사가 가지는 정신적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이를 저지하는 운동을 하고 있다. 또한, 토지용도변경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다며 이에 대한 감사를 각계에 요청하고 있다.


경주시
경주시로부터 기자가 받은 ‘불국사 주변 고층 아파트 건립 관련서에 대한 회신’을 보면, 대구고등법원에서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내려 그 판결 내용에 따라 주차장 부지를 자연녹지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또한 ‘문화재보호법’상 해당 문화재 보호에 필요한 사항 등을 고려하여 그 외곽 경계로부터 500m 이내를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으로 지정하게 되어 있으나, 아파트 부지는 불국사 문화재구역 경계로부터 약 800m 지역에 있어 보존지역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므로 경주시는 2013년 12월 경주시, 한국수력원자력, 시의회, 국회의원이 협약을 체결하여 시정 방침 및 인근 지역주민 요구에 맞는 아파트를 건축함은 정당하다고 한다.


취재후기
경주고도보존회는 이정락 회장을 비롯해 상임이사 중 3명이 변호사다. 법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들이 회원이다. 경주시는 법원의 조정권고(대구고법2007나6247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에 따랐다고 주장하지만, 경주고도보존회가 조정권고 결정문을 검토해 보니 용도변경의 필연성은 드러나지 않고 경주시가 법원 조정절차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용도변경을 한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고 한다.


위 법원의 강제조정결정은 경주시가 이의를 제기하면 바로 그 효력이 없어지는 것이 법리임에도 경주시가 하등의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음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조정결정의 취지에 반하여 편의시설에서 주거시설로 내용이 바뀌는 과정의 회의록, 검토자료 등 정보공개요청을 했으나 경주시는 자료의 부존재를 이유로 응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토지용도변경 과정의 중요자료를 요청해도 받을 수 없어 경상북도, 행안부, 감사원에 민원을 제기했는데 경상북도와 감사원은 그 민원을 경주시로 넘겼다고 한다. 다음호에 좀 더 자세한 취재를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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