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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방

특집 _ 부처님 오신 날

전설같은 실화, 파랑새가 3년 연속 도안사 찾아 온 까닭은?



노원구 상계동 당고개역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타면 10분 거리에 도심을 벗어난 수락산 기슭에 깊은 산중을 느낄 수 있는 108평화보궁 근본도량 전통사찰 도안사가 있다. 그런데 그곳에서 까치와 파랑새가 일 년만에 요란하게 또 한판 붙는다는 제보를 받게 되었다. 무슨 이야기인지 금 방 알 수 있었다. 파랑새 출현이 하도 신기하여 2017년도에 기사화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파랑새가 2016년, 2017년에 이어 올해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상서로운 무지개와 함께 왔다고 하니 전설 같은 실화가 아닌가.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설마설마했는데 파랑새가 3년 연속 나타났다. 무지개와 함께


까악~까악~깍깍깍, 쓰억~쓰악~쓱쓱쓱, 어디선가 들려오는 새의 울음소리를 따라 고개를 드니 높은 나무 위로 새 두 마리가 보였다. 푸드덕 푸드덕, 퍼드득퍼드득 요란한 날갯짓과 함께 나무에는 잘 앉지 않고, 공중에서 빠르게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나무 속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한 사람이 안타깝게 읊조렸다.“ 바다 건너 저 멀리서 찾아왔는데 잠시 집을 빌려주면 안 되겠니?” 그 소리를 들었는지 한 마리가 나무 밖으로 날아서 나왔다.



도안사에 찾아온 파랑새를 반갑게 맞이해 달라며 선묵혜자 스님이 텃새 까치에게 부탁하는 장면이다. 그러나 까치는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는지‘ 꺽꺽꺽’ 높은 울음소리를 냈다. 지난 15일 현장을 찾았다. 까치는 둥지를 지키려고 하고 파랑새는 들어가려고 한판 붙고 있었다. 선묵혜자(대한불교조계종 군종특별교구장, 108산사순례 기도회 회주, 도안사 주지) 스님이 대웅전 법당 앞에서 그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며 말을 꺼냈다.“ 2018년 5월 초순의 아침, 도안사 상공에 7색 광명의 상서로운 무지개가 떴습니다. 어디선가 들었던 귀에 익은 소리에 이끌려 밖으로 나가보니 파랑새 네 마리가 날아다니고 있더군요. 어찌나 반갑던지요.”



2016년 파랑새가 할머니라면, 2017년 파랑새는 딸 그리고 2018년 파랑새는 지난해 두 마리의 새끼를 부화하여 삼대를 잇는 것인가. 스님은 새끼를 데리고 무지개와 함께 나타난 파랑새가 어찌나 반갑던지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 까치와 파랑새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선묵혜자 스님이 말했다. “새대가리라고 하지 마세요”


나뭇가지가 흔들흔들 나뭇잎이 펄럭펄럭 까치가 둥지 주위를 맴돌며 속으로 말했다.“ 저놈의 파랑새는 왜 또 온 거야.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너 때문에 새집 내어주고 헌집을 새로 리모델링해서 썼는데~”, 그러자 파랑새가 자기야말로 할 말이 많은 듯 지저귀었다.“ 까치야~ 얼른 둥지 속으로 들어가려무나, 문을 알아야 내가 새끼와 함께 여름을 편안히 쉬다 갈 수 있잖아!”라며 둥지를 뺏으려고 염탐했다.



까치는 대웅전 앞 큰 나무 위에 마른 가지를 모아 공 모양으로 둥지를 지었다. 지난해 둥지를 빼앗긴 기억이 있어서인지 머리를 써서 출입구는 둥지 맨 밑에 만들었다. 까치는 파랑새에게 그 문을 들키지 않으려고 둥지로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않고 주위를 맴돌았다. 파랑새는 끈질기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 모습 속에서 그동안 새대가리라는 속설은 잘못됐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스님은 먼저 까치에게 속삭였다.“ 사계절 내내 이곳은 자네의 집 아닌가. 파랑새는 겨울은 인도네시아에서 지내고 여름에만 찾아오는 귀한 손님일세. 인천공항에서 인도네시아까지 1300Km, 왕복 2600Km를 날아서 다시
도안사를 찾아오니 얼마나 반가운가. 그리고 사람들이 평화와 행운을 갖다 준다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게나. 3개월만 둥지를 빌려주면 어떤가!” 이에 까치가 화답했다. “산이 날 에워싸고 붓다의 자비처럼 살라 하네”라며 스님 주위를 몇 초 빙빙 날았다. 스님이 까치에게 속삭이는 모습은 마치 자연 속에서 또 다른 자연을 보는듯한
느낌이다. 또한 전설 같은 실화를 현장에 서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은 큰 행운이다.



파랑새가 물고 온 경사스런 일


2016년 파랑새와 얽힌 기쁜 인연은 다음과 같다. 도안사의 30년 숙원이었던 전통사찰로 지정되었으며, 문화재 사찰로까지 지정받음으로 각종 불사나 사찰 조경사업을 원활히 할 수 있게 되었다. 2017년 5월 아침 도안사 상공에 상서로운 무지개가 떴다. 잠시 후 파랑새가 또 도안사를 찾았다. 이번에는 무슨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까? 하고 내심 기대가 생겼다. 선묵혜자스님은 그동안 부처님 탄생성지에서 이운해온 평화의 불을 분등하며 평화를 기원하였다. 그런데 더욱 활발하게 지속적으로 평화를 나누라는 의미인지 대한불교조계종 군종특별교구장 소임을 맡게 되었다.


첫 순례지로 지난 11월 5일 파주 호국전진사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무량수전 군법당을 찾아, 평화의 불을 봉안 하고, 한반도 지도가 새겨진 평화의 초 점등과 평화의 불 기념비 제막식을 가졌다. 최근 남북평화 기류는 평화를 바라는 간절한 기도를 들어준 듯 기쁜 일이라고 불자들은 입 모아 말했다. 파랑새는 국경이 없다. 자비로 중생의 괴로움을 구제하고 왕생의 길을 인도한다. 2018년은 평화의 불이 철의 장막을 걷어내고 남북에 평화가 정착되어 북녘땅 곳곳과 사찰에 평화의 불을 밝힐 수 있는 인연의 고리를 맺어주기를 기원했다. 특히 남북화해와 평화정착을 위해 남북한 불교계가 공동으로 복원한 금강산 신계사를 비롯해 평양의 광법사, 묘향산 보현사, 정방산 성불사, 개성 영통사 등 북녘의 주요 사찰에 평화의 불을 밝히는 전령사가 되어주기를 바랐다.



파랑새를 통해 불보살님이 화답하다


평화와 행운의 상징이며 관음조로 불리는 파랑새가 많고 많은 산과 산사들 가운데 108평화보궁 근본도량 수락산 도안사에 3년째 둥지를 튼 것은 무슨 연유일까. 108산사순례기도회, 53기도도량순례회, 108평화순례단 회원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부처님 탄생성지 네팔 룸비니 동산에서 채화하여 구법순례의 길을 따라 한반도로 이운한 평화의 불이 한반도 곳곳과 북녘땅에도 밝혀지기를 발원하고 그 가교 역할을 하라는 뜻은 아닐까. 또한 ‘평화의 불’을 통해‘ 평화와 희망이 한반도에’ 함께 하기를 기원하는 선묵혜자스님의 원력에 불보살님이 화답한 공덕이라 생각한다고 신도들은 말했다.





선묵혜자 스님의 발자취를 만화로 기획


선묵혜자스님은 군종교구장 소임을 맡고 나서 생각을 했다. 청담 은사스님께서 불교신문을 창간하시었는데 창간 50주년 기념행사를 봉행했다. 그런데 군승(軍僧)파송의 산파 역할을 하신 은사 스님의 원력을 잘 받들어 파송(派送) 50주년을 맞아 잘 마무리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평화의 불을 분등하며 한반도 곳곳에 평화와 희망을 수놓아 평화통일의 주춧돌을 놓으라는 의미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50년 전 삼각산 도선사에서 동자(童子)스님으로 있을 때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당시 파월(派越)총사령관이었던 채명신 장군이 은사스님을 찾아와 월남 군송파송 문제로 상의하고 감사의 인사를 나누던 모습이 선하다. 불교신문 사장, 군종특별교구장 외에 부처님 탄생성지 네팔 룸비니에서 평화의 불 이운과 무지개, 파랑새와의 인연, 10년 동안 무탈하게 진행된 108산사순례기도회, 53순례기도회 등 스님의 발자취는 무수히 많다. 선묵혜자 스님이 누구인지 한정된 지면에 모든 기록을 담을 수 없어 대한뉴스에서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만화로 기획해 다음에 소개할 예정이다.



추천, 행운을 만날 수 있는 나들이


지금까지 전설 같은 실화 현장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리나라에서는 파랑새를 관음조, 일본에서는 불법승(佛法僧)이라 하고, 중국에서는 삼보조(三寶鳥)라고 부른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파랑새는 관세음의 화신으로 일컬어진다. 고려 불화에 관세음의 화신인 파랑새가 꽃을 물고 공양을 올리는 모습이 사실적이고 아름답게 표현되고 있음은 불교와 아주 인연이 깊은 새라 볼 수 있다. 그동안 불교의 전설과 설화 속 파랑새는 낙산사 창건 설화를 비롯하여 많은 사찰의 이야기 속에 등장한다. 몇 가지 살펴봤다.



신라 문무왕 12년 의상대사가 파랑새를 쫓아 석굴로 들어가 기도하던 중 7일 만에 붉은 연꽃이 솟아나고, 그
위에 관세음보살이 나타났다고 전해진다. 그곳에 지은 암자가 홍련암이고, 관세음보살을 친견한 곳이기 때문에 관음굴이라 부르고 있다.



금강산 금란굴은 예로부터 관세음보살을 만나기 위해 정성 들여 불공(佛供)을 드리는 불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던 곳이다. 관세음보살이 파랑새로 변하여 금란굴에 나타나기도 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기도를 한다 해서 누구나 다 파랑새를 보는 것은 아니다. 마음이 깨끗하지 못하면 아무리 기도를 오래 하여도 결코 파랑새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추천한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행운을 만나고 싶거나, 전설 속 주인공을 만나고 싶다면 한나절 시간을 내어 파랑새가 있는 도안사를 찾아가 보자. 21세기 들어와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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