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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방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임 희 수사관

가상세계 속 현실범죄 수사하는 ‘사이버수사대’
시·공간 넘나드는 범죄로 수사관들도 밤낮없이 뛴다

최근 사이버 범죄가 급증하면서 이에 대응한 경각심과 대처도 증가하고 있다. 사이버 범죄가 과거에는 치기나 호기심 유발로 발생했다면, 요즘에는 돈을 목적으로 하는 악용범죄로 진화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개인은 물론 한 국가나 집단을 상대로 일어나기도 한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국(국장 이상철 치안감)은 국가 사이버안전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는 해킹·디도스 등 사이버테러형 사건에 대한 전문수사체계를 갖추고, 수사는 물론 사이버범죄 신고·상담 및 예방수칙 등 국가와 국민의 안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국내는 물론 국제 공조를 통해 최신 정보와 대응방안을 공유해 나가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는 미국 FBI와 공조·협력을 강화하고, 해외 법집행기관 뿐만 아니라 구글·페이스북·트위터 등 글로벌 IT 기업 및 사이버보안업체와도 지속적으로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범죄는 지속적이고 대범하게 진화하고 있어 나날이 수사관들을 바쁘게 한다. 또 그 예측과 예방에도 등한시할 수 없는 것이 사이버범죄이다. 이에 가정의 달임에도 불구하고 가족보다 수사에 헌신하고 있는 사이버수사대를 찾아 현장을 뛰고 있는 임희(45) 경위와 정경모(41) 연구사 등 두 수사관을 만나보았다.

 

사이버안전국 임  희 수사관


국가 사이버안전의 중심에 서있는 임 희 경위

사이버수사과 임 희 경위는 사이버경찰 5기로 2006년 임용돼 사이버안전국에서 해킹, 악성프로그램 유포, DDoS 공격, 개인정보 및 금융정보 유출 등의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베테랑 수사관이다. 최근 그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사이버범죄가 사이버테러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이버테러 사건이란 어떤 사건일까.


사이버테러는 악성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컴퓨터 시스템을 해킹하거나 DDoS 공격 등의 방법으로 정보통신망을 사용할 수 없게 하는 범죄 종류라고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언론에도 보도되었던 평창 동계올림픽 홈페이지 해킹 사건이 사이버테러 사건의 한 사례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사이버테러는 한 개인이 아닌 다중 이용자나 집단을 노리기 때문에 더욱 사회적 문제라고 임 경위는 설명했다.


때문에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국가 사이버안전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는 해킹·디도스 등 사이버테러형 사건에 대한 전문수사체계를 강화하고, 종합적·체계적으로 사이버범죄에 대응하고 있다. 2015년 서울·부산·경기남부 3개청에 사이버안전과를 신설, 예방·수사·디지털포렌식의 대응체제를 구축해 단순 사후적 수사 활동에서 탈피한 사이버범죄 예방·홍보 등 대국민 사이버안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주요 사건을 직접 수사는 물론 각 경찰서 사이버팀 수사 및 디지털증거분석 등을 지원함으로써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17 ISCR


사이버안전국에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수사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사건들이 몇 개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를 말씀드리면, 해외에서 해킹을 통해 신용카드번호를 불법으로 수집해 판매 및 복제 사용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체류하고 있던 공범들을 검거하고 실제 신용카드 정보를 해킹한 해커를 검거하기 위해 해외에 출장을 가서 현지 경찰들과 함께 범인이 이동하는 동선을 따라 하루 동안 약 1km를 추적하여 해커를 검거하였습니다. 해커를 추적하면서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저희 차량 타이어가 펑크가 나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겪는 등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해외 현지 경찰들과 협업으로 해커 일당을 검거하였고, 유출된 카드번호를 회수해 관계 기관과 협력하여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해외에서 직접 범인도 검거하였고, 신용카드사용과 관련된 제도 개선 사항도 논의되었던 사건이라 기억에 많이 남아 있습니다.”


임 희 경위는 사이버범죄는 오늘날 국제공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현실적 시간과 공간에서 벗어난 가상의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민관은 물론 국제적인 공조가 필수적이란다. 때문에 우리나라는 미국 연방수사국과의 공조는 물론 글로벌 정보기술 회사들과도 실무를 나누고 있다.

 

사이버치안대상 시상식


수사 과정에서의 애로사항도 많을 텐데

사이버 범죄는 국경이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세상에서 발생하다 보니 우리가 살고 있는 실제 세상의 범인을 추적하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면 증거와 실마리는 어떻게 추적할까.


범인을 추적하는데 어려움 중 하나는 범인은 범행 장소를 노출하지 않기 위해 범행 시 일반 회사·가정집 컴퓨터를 해킹해 접속 경유지로 사용하거나, PC방과 같이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사용하는 곳을 이용하여 사용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임 경위는 설명한다.


한번은 범행에 사용된 컴퓨터를 확보하기 위해 추적하던 중 지방에 있는 한 모텔에서 사용된 컴퓨터를 찾았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모텔에 컴퓨터가 각 방마다 있었던 상황으로 어떤 컴퓨터인지를 확인하는 게 난감했었습니다. 더군다나 도착한 시간은 늦은 밤이고, 객실에 손님이 있는 경우도 있고 해서 모텔에 있는 컴퓨터를 전수 조사하는 것이 힘든 상황이었지요. 다음 날부터 컴퓨터를 찾기로 하고 객실을 배정받아 휴식을 취하려 들어갔습니다. 휴식하기 전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제 방에 있던 컴퓨터를 켜서 확인을 했는데, 제가 그렇게 찾던 바로 그 컴퓨터였습니다. 저도 모르게 환호를 질렀죠. 제가 잠을 자기 위해 들어간 방이 범인이 사용했던 그 방의 바로 그 컴퓨터였던 거죠. 결국 쉬지 못하고 즐겁게 일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2017년 올해의 탑사이버팀에 선정된 경기남부 사이버3팀


얼굴보기 힘들었던 가족과 특별 이벤트 준비

임 경위는 업무로 바쁘다 보니 가정에 소홀했다며, 이번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가족들을 위해 준비한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귀띔해준다. 사건을 수사 하다보면 가족의 얼굴을 못 보는 경우는 물론, 지방 출장이 잦아 며칠씩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단다. 또 식구들이 잠잘 때 집을 나와 잠잘 때 들어가다 보니 같은 살면서도 얼굴보고 이야기하지 못하고 메신저를 이용해 집안일을 의논하는 경우도 종종 있단다.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하고, 중학생인 딸이 쉬는 날에 아내 회사도 쉬는 날이 있어서 저도 그때 맞추어서 휴가를 내서 가까운 곳으로 짧은 가족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그러나 미리 약속을 할 수 없는 게 경찰들의 특성이지요. 그래도 늘 경찰의 업무 특성을 가족들이 많이 이해해 주어서 항상 고마워요.” 가족 여행이 무슨 특별한 이벤트냐고 기자가 묻자 임 경위는 그저 웃기만 한다.


 외국경찰 초청 워크숍

 

사이버수사 전문가로서 사이버범죄 예방법은

스마트폰 비밀번호, 은행 거래 비밀번호 등 일상생활에서 요구되는 비밀번호가 많이 있고 일일이 기억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비밀번호 스트레스라고 하는 말이 생겨날 정도인 것 같습니다. 비밀번호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 인터넷에 있는 다수의 사이트에서 동일한 비밀번호를 사용할 경우, 한 사이트의 비밀번호가 유출되면 다른 모든 사이트에 비밀번호가 탈취 당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보안과 사용 편리성은 반비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귀찮더라도 인터넷 뱅킹 비밀번호와 같은 중요한 사이트의 비밀번호와 단순 정보 수집을 위한 인터넷 사이트 회원 비밀번호의 설정을 다르게 하는 등 자신만의 비밀번호 생성 및 사용 규칙을 만들고 이용한다면 개인정보를 지키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 및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을 항상 최신버전으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임 경위는 설명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조금 불편하더라도 보안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하며, 설마 하는 안일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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