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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방

이광훈 서울시립대 교수의 미래인재 위한 조언

421일은 과학의 날, 515일은 스승의 날이다. 따뜻한 4월의 햇살이 내리쬐는 봄날의 캠퍼스에서 이광훈 교수를 만났다. 과학자로서, 교육자로서, ·학 협력과 연구, 스승의 역할을 고루 수행하고 있는 이 교수의 근황을 취재했다

 

서울시립대학교 기계정보공학과 교수인 이 교수는 지난 3, 서울시립대 교육혁신본부장을 맡게 되어 강의 외에도 대학 혁신지원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 교수가 미래 인재들을 어떻게 이끌어가고,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어떤 활약을 하고 있는지, 이하 이광훈 교수와의 인터뷰를 질의응답으로 정리해보았다.

 

 

-강의 과목과 주요 연구 분야는?

강의는 기계공학의 중요 분야 중 하나인 유체역학 관련 과목들을 맡고 있습니다. 연구는 소형수소액화기 설계 및 개발, 액화수소 저장용기 설계 및 개발 등 액화수소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액화수소라이와 관련해서 지난 2,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수소 경제 활성화 국제세미나의 사회를 보신 걸로 알고 있는데 주요 논의 내용은?

선진국에 비하여 매우 느리게 발전하고 있는, 액화수소에 대해 집중적으로 토의하였습니다. 미국은 아폴로 사업에 사용할 우주 추진체에 사용하는 액화수소 공급을 위해 1960년대부터 액화수소 플랜트를 건설하고 액화수소를 생산하고 있죠. 가까운 일본도 액화수소 플랜트 4개를 갖고 있고, 추가로 2개를 건설 중입니다. 액화수소 플랜트를 조속히 건설하여야 관련 산업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수소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수소 플랜트를 직접 보고 왔는데, 외국의 사례와 우리나라의 액화수소관련 사업의 진행 상황은?

2월 말에 동경에서 개최된 동경 수소 연료 박람회에 다녀왔습니다. 그때 동경 타워 근처에 이와타니 수소충전소도 다녀왔지요. 이와타니 수소충전소는 액화수소를 기반으로 한 수소충전소로 액화수소를 공급받아서 액화 상태로 저장, 차량에 고압 기체 상태로 충전하는 방식입니다.


이 충전소는 주유소와 닿아 있고, 길 건너편에 유치원도 있는 등, 도심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시설입니다. 미국에서도 이 방식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하이리움산업()의 기술이 수출될 예정입니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에는 이미 수소 액화 플랜트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액화수소 기반 수소충전소를 운용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우선 수소 액화 플랜트를 구축하여야 하는 선결요건이 있습니다. 수소 액화 플랜트 구축은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의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액화수소는 친환경, 고밀도 에너지원으로 미래 에너지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래 에너지원으로서의 수소에 대해 부연 설명하면?

에너지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존 석탄·석유·가스 등의 화석연료의 고갈 우려와 환경파괴 심각성 때문에 친환경·신재생 에너지가 각광받고 있는 것이죠. 특히 친환경이긴 하지만 효율이 낮은 기존 태양광, 풍력 등에서 벗어나 저비용·고효율 에너지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수소가 대표적입니다. 수소는 무한정 생산이 가능하고 환경오염 우려가 제로에 가깝다는 점에서 궁극의 친환경 미래 에너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수소에너지 관련 기술 개발과 인프라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조에 발맞춰 우리 정부도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수소 자동차 개발과 수소충전소 구축, 수소 생산시설 및 수소 연료전지 개발 등의 지원과 인프라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이죠.

 

민간 기업들 역시 저마다의 독자적인 기술을 이용한 시설과 연료전지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은 운송수단에 수소 자원을 접목하며 수소차의 상용화를 도모하고 있으며, 하이리움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초경량 액화수소 저장기술을 바탕으로 2018년 하반기부터 미국 에어택시사에 액화수소탱크 및 충전소를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해외 유수의 기업들과 수소탱크, 수소 드론, 수소충전소 관련 협력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수소 산업 동향과 비전은?

현재 우리나라 수소 산업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 117일 정부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수소 경제 선도국가 도약) 수소차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수소 경제 선도 산업 생태계 수소차 누적 생산량 2040620만대(세계시장 점유율 1위 달성) 수소충전소 확충 201814202231020401200개소 대중교통 확대 2040년 수소 택시 8만대, 수소버스 4만대, 수소 트럭 3만대 경제적, 안정적인 수소 생산 및 공급 시스템 조성 수소 공급은 201813만 톤에서 2040526만 톤 이상으로 확대 수소 저장 방식을 고효율 액체 등으로 다양화 수소 가격을 2040년까지 3천원/kg 이하로 하락 유도 국민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수소 경제 이행 기반 마련(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 주기에 걸쳐 안전 관리기준 등 강화) 등입니다.

 

1월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자신감 있게 발표한 것은 매우 반길 만한 일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전기차를 보유하고 있고 이미 많은 양의 수소를 저렴하게 생산, 이용하고 있습니다. 수소경제를 달성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보유한 셈이고, 점점 발전해 나갈 전망입니다.

 

-수소 드론에 대해서도 연구한 걸로 알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한 마디?

드론 자체에 대한 연구라기보다는 드론의 파워팩에 대한 연구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드론은 배터리를 파워 공급장치로 사용하는데,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20-30분 정도의 체공만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파워 공급장치로 수소 연료전지를 사용하게 되면 체공시간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저희가 연구하는 것은 이 수소 연료전지에 액화수소를 사용함으로써 체공시간을 최대 10시간까지 확대시키는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드론용 액화수소 저장용기 설계 및 개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하이리움산업()은 미국 에어택시회사에 저희와 공동으로 개발한 대형 드론용 액화수소 저장 장치와 이 장치의 재충전을 위한 충전장치 등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장은 매우 작지만, 발전 가능성이 아주 큰 분야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국제온돌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데, 우리 온돌문화의 우수성과 기본 원리는?

온돌에 대해서 오랫동안 연구해 왔습니다. 우리 민족의 고유의 난방 시스템인 온돌은 우리 선조들의 뛰어난 과학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최고의 기술 유산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전통 온돌인 구들은, 생활공간과 열원을 완벽히 분리하여 생활공간의 쾌적함과 열효율을 극대화한 난방방식입니다(다른 나라에서는 생활공간 내부에 열원을 두는 벽난로나 코다쯔, 이로리 등을 사용하였습니다).

 

난방 외에도 취사를 위한 열원을 제공할 수 있는 다목적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열을 제공하는 아궁이, 구들, 구새 등의 구조는 매우 과학적입니다. 이 구조들을 유동 가시화, CFD(전산유체역학) 등의 기법을 이용하여 연구하는 것이 저희 연구실의 연구주제 중 하나입니다.

 

 

-대학에서 오랜 시간 후학을 가르치며 연구도 끊임없이 하고 있다. 교육자로서, 과학자로서, 학자로서의 비중을 어떻게 두고 있나?

학교에 온 지 벌써 19년째입니다. 오랜 기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 그래도 가장 즐겁고 보람된 일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입니다. 학생들에게 제가 갖고 있는 지식을 공유하며,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일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일이 가장 보람된 일이 아닌가 합니다. 또한, 지금 연구하고 있는 액화수소 분야도 미래의 에너지를 개척해 나간다는 점에서 중요하고 보람된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가장 보람되었던 일, 기억에 남는 일은?

현대기아자동차와 최근 8년 동안 8차례에 걸쳐서 산학과제를 수행했습니다. 공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연구개발한 내용이 현장에 적용되는 것은 매우 보람된 일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하이리움산업()과 공동개발한 대형 드론용 액화수소 저장용기가 수출되기 시작했을 때 매우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 밖에도 두 명의 제자가 박사학위를 따고, 관련 분야에서 연구를 계속해가고 있는 것을 보면 뿌듯하지요.

 

-서울시립대학교 교육혁신본부장을 맡게 됐는데, 각오는?

올해 3월부터 교육혁신본부장을 맡았습니다. 현재는 교수학습개발과 공학교육혁신, 비교과 연구 등을 담당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조직개편을 통해서 저희 대학의 미래 혁신 전략을 수립하고 성과를 관리하는 중책을 수행하게 될 예정입니다. 중요한 일을 맡은 만큼 최선을 다해서 학교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학생들과 사회에 진출하는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미래사회는 혼자서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과 함께 협업하는 융복합 사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동료들과의 프렌드십을 가지면서 서로 이해하고 노력하면서 자신의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줄 것을 부탁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에필로그

요즘은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는 이광훈 교수. 9시에 출근해서, 수차례 회의를 주관하고 사업 초기인 대학 혁신지원 사업의 준비 작업에 매진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고 있다고 한다. 오로지 강의와 연구, 가끔 동료들과 함께 골프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풀고, 저녁시간에 술잔을 나누면서 세상사는 이야기를 하는 게 전부라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샤프한 이미지의 학자보다는 푸근한 아버지, 국가와 사회에 공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중년의 신사 같은 인상을 지녔다. 요즘 학생들이 너무 개인주의라며, 미래의 인재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어려운 동료를 도울 줄 아는, 여유 있고, 아량이 있는 사람이 사회에 잘 적응하게 될 것이라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우리 젊은이들이 너무 편한 것만 따지지 말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는 어려움을 감수하면서도 뛰어들 수 있는 용기와 열정을 가졌으면 한다는 이광훈 교수. 과학자로서, 교육자로서, 소신 있는 행보를 보여 왔던 그가 서울시립대학교 학교혁신본부장으로서 우리 학생들에게 어떤 미래와 비전, 방향을 제시해줄지 기대가 크다.

 

이광훈 교수 프로필

2000년 한국과학기술원 박사

2001- 서울시립대학교 기계정보공학과 교수

2003-2005년 서울시립대학교 기계정보공학과 학과장

2007-2009년 서울시립대학교 공과대학 부학장

2008- 국제온돌학회 부회장

2011-2013년 서울시립대학교 기획처 부처장

2018- 대한기계학회 유체부문 부회장

2019- 서울시립대학교 교육혁신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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