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조재영 최현석 김호준 기자 = 은행장들이 2010년 경인년 새해를 맞아 `영업대전' 승리를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은 신년사에서 올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하면서도 정책과 제도 변화 등에 따라 금융산업간 경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내실성장' 등을 경영전략 방향으로 제시하면서도 `1등 은행'이 되기 위해 치열한 영업대전을 치르겠다는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생존 과제' `사활을 건' 등 신년사에 등장한 단어 속에서도 예년보다 비장한 결의가 묻어났다.
특히 올해는 우리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등 은행권의 판도를 바꿀 대형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인수.합병(M&A)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은행장들 출사표.."사활 건 경쟁"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4일 올해 국제적 유동성 및 예대율 규제 기준이 도입되고, 소비자 보호법령 재정비 등 금융소비자 보호제도가 한층 강화하는 등 각종 정책과 제도 변화로 금융산업간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이런 금융 환경에 맞춰 올해 경영전략 방향을 `변화와 혁신을 통한 리딩뱅크 위상 강화'로 제시하고 "올해 10년 이상 1등 은행의 신화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올해 고객과 시장의 변화에 따라 영업의 기회를 발굴하고 새로운 고객 유치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새로 출범한 카드사와 캐피털, 생명보험 등의 고객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채널과 상품이 준비돼 있는 만큼 지금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올해 경영 좌표를 `내실성장을 통한 새로운 도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올해는 (한국 경제가) 성장국면으로의 완만한 진입이 예상되지만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는 이중, 삼중의 복잡한 경영환경"이라고 관측한 뒤 이같이 밝혔다.
이 행장은 내실성장을 다지기 위한 첫 번째 과제로 수익기반 확충을 꼽고 나서 "결제계좌 증대에서부터 우량 중소기업유치 등 모든 부서, 모든 영업점이 핵심고객 증대에 사활을 걸고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지난해 어둠 속을 거침없이 걸어갔다면, 이제는 `기회의 강'을 건너야 할 차례"라며 "개인 및 기업금융의 적절한 조화를 통한 성장과 고객 만족을 넘어선 고객 행복을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대형 매물..은행권 판도변화 전망
올해는 우리금융지주와 외환은행이 잇따라 매물로 나오면서 은행권의 새판짜기가 예상되고 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시기를 묻는 질문에 "상반기 중 민영화 절차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M&A, 블록세일, 국민주 방식 등 다양한 민영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승우 예금보험공사 사장도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매각과 관련해 "정책당국과 협의해 합병, 분리 매각 등 다양한 매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우리는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그룹으로서 양해각서(MOU) 및 각종 감사 등 수많은 제약을 받으며 불리한 조건에서 경쟁하고 있다"며 "우리가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하려면 하루빨리 민영화를 달성함으로써 경영상 제약을 벗고 자율경영의 기반을 조성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올해는 우리금융 민영화와 함께 외환은행 매각 및 일부 금융 공기업의 민영화 추진 등 금융산업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대형 변수들 때문에 금융산업 재편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앞으로 국내 금융권의 판도는 은행간 M&A(인수합병)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은행간 합종연횡이 마무리되면 은행산업은 메가뱅크의 과점 체제로 고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2~3년간이 글로벌 은행으로 도약할 것인가, 국내 중위권 그룹에 머물 것인지 결정된다"며 올해를 1등 은행을 향한 알찬 성장과 도약의 전기로 삼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