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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강국>세계 최고 핵융합연구③

핵융합硏 이경수 소장 "최초 핵융합발전국 기대...

연합뉴스 기자  2010.01.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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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硏 이경수 소장 "최초 핵융합발전국 기대"

핵융합상용화 전단계 'D형 플라즈마' 올해 목표



(서울=연합뉴스) 김영섭 기자 = "세계 핵융합 연구계를 놀라게 할 연구성과가 올해 나올 것입니다."

이경수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연합뉴스와 신년 인터뷰에서 "400억 달러 규모의 한국형 원전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소식은 경제적 성과뿐 아니라 우리나라 에너지 기술력이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소장은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인 KSTAR를 보유하고 있고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참여국으로 세계 핵융합 연구를 선도하는 위치에 있다"며 '세계 최초 핵융합 발전국'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서울대 물리학과 출신의 이 소장은 29살에 텍사스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MIT플라즈마연구센터를 거쳐 1996년 국가핵융합연구개발사업 총괄연구책임자를 맡는 등 핵융합 연구를 주도해왔다. 미국 핵융합에너지협의회(FPA)가 수여하는 'FPA 리더십어워드' 2009년 수상자 영예를 안기도 했다.

다음은 이 소장과의 회견 요지.

--지난해 주요한 연구성과는 무엇인가.

▲지난 2008년 최초 플라즈마를 달성한 KSTAR는 지난해 9월 본격 가동을 선언하고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위한 연구단계에 들어섰다. 이후 플라즈마 발생 실험을 통해 당초 목표했던 성능보다 뛰어난 결과인 플라즈마 전류 320킬로암페어(kA), 플라즈마 유지시간 3.6초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종합시운전을 통해 얻은 최초 플라즈마 발생 결과보다 플라즈마 전류 약 3배, 지속 시간 10배 이상의 성능을 달성한 것으로, 핵융합 연구를 위한 본격 가동 단계의 성공적인 진입을 뜻하며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위한 최고 수준의 국제공동 연구장치로서 높은 활용 가치를 재확인한 것이다.

--올해 중점사업을 소개하면.

▲2010년은 핵융합연구에 있어 전 세계적으로 의미있는 해이다. 지난 50여년 간 진행돼온 핵융합연구가 새로운 반세기의 시작을 기념하며 올 10월 우리나라 대전에서 핵융합 관련 세계 최대 국제 행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융합에너지콘퍼런스(FEC)가 열리게 된다. 핵융합 올림픽이라 불리는 FEC는 1천500명 이상의 전 세계 핵융합연구자들이 모이는 논의의 장으로 KSTAR를 중심으로 한 국내 핵융합연구 성과를 소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KSTAR는 FEC 개최 전까지 세계 핵융합 연구계를 놀라게 할 만한 연구 성과를 내놓기 위한 실험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 지난해 원형 플라즈마 발생 실험 성공에 이어 전류 500kA에 유지시간 5초 이상의 D형 플라즈마 발생 실험을 목표로 하고 있다. D형 플라즈마의 발생은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으로 핵융합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필수적인 기술이다. 즉, 플라즈마 형상 제어를 위해 꼭 필요한 단계로, KSTAR가 완전한 초전도 토카막 장치로서 경쟁력 있는 플라즈마 발생 및 제어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전 수주와 관련한 핵융합 기술의 전망은.

▲에너지 수입의존도 97%인 우리나라는 이번 UAE 원전 공사 수주로 에너지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핵융합은 원자력과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지식에너지이다. 특히 핵융합 발전은 인류의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궁극적인 녹색에너지원으로 꼽히지만, 상용화 되지 않은 단계에서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록 원자력은 기술도입을 통해 원자력 발전 보유국이 됐지만, 핵융합은 적극적인 개발 참여를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할 기회가 남아 있는 것이다.

12년에 걸쳐 국내 순수 기술로 KSTAR 장치를 직접 건설했으며 본격 가동에 들어간 이후 기대했던 성능 이상을 보여준 덕분에 KSTAR를 국제 공동연구 장치로 활용하려는 세계적인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KSTAR를 비롯한 국내 핵융합 기술을 인정받게 됨에 따라 ITER 회원국 사이에서도 리더로 자리 잡고 있다. 비록 선진국보다 수십년 늦게 핵융합 연구를 시작했지만, 단시간에 기술을 따라잡으며 핵융합 선도국으로 떠오른 우리나라는 이제 세계 최초의 핵융합 발전 달성 국가가 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 기회를 바탕으로 핵융합 원천기술의 조기 확보를 통해 핵융합 상용화를 이루게 되면, 이번 원자력 수주의 결과보다 훨씬 큰 경제적 성과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자원을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에서 지식을 중심으로 하는 기술에너지 시대로 넘어온 만큼, 궁극적인 녹색에너지인 핵융합에너지의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가 진정한 에너지 수출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핵융합 분야의 과학사업화는 어떻게 추진하나.

▲핵융합은 연구 단계에서도 첨단 연구 시설을 필요로 하는 거대과학이자 첨단 기초과학에 속한다. 그간 KSTAR 제작에는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 고려제강 등 60여개의 크고 작은 국내기업이 참여했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핵융합장치와는 차별화된 KSTAR만의 특수공정 기술 10여 가지를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핵융합 장치의 핵심 부품인 초전도 자석과 진공용기및 저온용기 등 KSTAR 개발 과정에서 해당 기업들이 국내외에서 취득한 관련기술 특허만도 200개가 넘는다. 이후 사업화가 가능한 분야로는 핵융합연구장치의 핵심인 플라즈마 기술을 이용한 석탄가스화 기술, 초전도 자석의 활용분야를 확장한 MRI용 초전도 자석, 핵융합로의 핵심 재료인 탄화실리콘(SiC) 나노분말, 전자장 차폐기술 등이 있다.





<사진설명: 이경수 국가핵융합연구소장>

kim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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