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 현대중공업이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핵심장치인 1천500억원 상당의 진공용기 본체 및 포트를 제작하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15일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국가핵융합연구소(NFRI)에서 이경수 NFRI 소장, 이종삼 현대중공업 전무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ITER 진공용기 본체 및 포트 제작에 대한 계약식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2016년 12월 말까지 향후 7년 동안 ITER 진공용기 본체의 9개 섹터 중 2개 섹터와 전체 53세트의 포트 중에서 35세트를 제작, 납품하게 된다.
ITER 사업이란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등 7개국이 핵융합에너지 개발 및 실용화를 위해 공동으로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에 초대형 핵융합실험로를 건설, 연구하는 사업으로, 2040년까지 총 112억 유로(14조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 결과에 따라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장치를 이용한 전기 생산이 가능한지 판가름 나게 된다.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진공용기는 86개의 ITER 조달 품목 중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납품돼야 하는 것으로, 적기에 조달돼야만 사업기간 내 성공적인 ITER 건설이 가능한 핵심 부품이다.
진공용기의 각 섹터는 높이 12m, 무게 400t에 달하며, 초저온과 초고온, 진공 압력 등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초정밀 용접 기술이 필요하다.
현대중공업은 2007년 인공태양의 상용화를 목표로 한 한국형 핵융합연구장치(KSTAR) 개발에서 주장치의 구조 설계, 섭씨 1억도를 견뎌내야하는 대형 초고진공용기 및 극저온용기를 제작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당시 지름 9m, 높이 10m, 무게 1천t짜리 대형 원통형 철강 구조물을 무결함 용접으로 완성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이번 수주는 세계 1위 조선업체로서 40년 가까이 축적된 용접 기술과 국내외를 선도하고 있는 플랜트 기술이 결합된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