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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호 제2개혁 과제는 `탈세와의 전쟁'>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지난 7월...

연합뉴스 기자  2010.01.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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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지난 7월 취임 이후 국세청 개혁에 힘을 모았던 백용호 청장이 올해에는 `탈세와의 전쟁'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백 청장은 18일 취임 6개월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장경제발전을 위해서도 세법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생각이었다"며 "탈세하면 결국 잡힌다는 것을 널리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백 청장은 최근 들어 탈세 문제의 심각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신년사에서는 "`탈세를 반드시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강력한 신호를 시장에 보내겠다"고 말했고, 지난 11일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평범한 원칙이 구현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청장은 신년사에서 "`탈세'라는 글자를 굵은 글씨로 크게 쓰고 싶었을 정도"라고 말해 탈세와의 전쟁이 올해 최대, 최우선 과제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백 청장이 이처럼 탈세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은 고소득자들의 탈세가 심각한데다 더욱 지능화되고 있어 더 이상 내버려둘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해외로 기업의 자금을 빼돌리는 수법은 이제 낯선 일도 아니다.

마침 올해 각종 과세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탈세와의 전쟁을 위한 준비도 갖추게 됐다.

백 청장은 "(국세청은) IT를 접목해 납세자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과시하기도 했다.

국세청이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올해를 `숨은 세원 양성화의 원년'으로 선포한 것도 이런 것과 맥을 같이한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05년 12월 이후 지난해 5월까지 10차례에 걸쳐 고소득 자영업자 2천601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한 결과 3조5천941억원의 소득을 신고하지 않았다. 1인당 평균 14억원의 소득을 빠뜨린 셈이다.

단골 탈세 대상인 유흥주점, 학원, 웨딩업체, 부동산 투기업자를 비롯해 사회 지도층으로 통하는 의사, 변호사 등의 탈루 행위는 `노블리스 오빌리주' 실현과도 거리가 멀다.

시쳇말로 `세금 다 내고 돈 버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탄식이 나올 정도로 사회 구성원들의 부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부정적인 것이 현실이다.

백 청장도 이런 점 때문에 탈세를 방지하는 것이 국세청 본연의 업무지만 시장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시장경제 질서에서는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나오기 마련인데 최소한의 사회질서인 세법 질서가 확립돼 있지 않으면 패자가 쉽사리 수긍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백 청장의 설명이다.

백 청장은 "시장에서의 승자와 패자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평과세를 실현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며 "경제학자로서 시장경제발전을 위해서도 최소한 `룰'이 공평해야 한다는 게 평소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백 청장의 메시지가 단순한 제스처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국세청 `제2의 개혁'이 되려면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지속적인 실천이 필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주문이다.

또 국세청이 제2의 개혁을 추진할 수 있으려면 내부 직원들의 비위사건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는 작업에서도 고삐를 늦추지 않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k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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