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일부 의료기관에서 신종플루 백신을 환자에게 과다 투여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보건당국이 접종에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의료기관 5곳에서 10인용 신종인플루엔자 백신을 1명에게 전량 투여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21일 밝혔다.
만성질환자와 노인에게 접종하는 신종플루 백신은 아동.임신부용과 달리 10인용이며, 항원 1.5㎖와 면역증강제 1.85㎖ 각 1개로 구성돼 있다. 백신을 접종하는 각 의료기관에서 두 용기를 섞어 환자 1명에게 0.25㎖씩 주사해야 하지만 이들 병의원에서는 10인용을 한 사람에게 전량 투여한 것이다.
보건당국은 과량의 백신을 맞은 이들을 입원시키고 경과를 관찰했으나 별다른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신종인플루엔자 백신은 제조과정에서 바이러스를 완전히 죽이기 때문에 과량을 투여하더라도 신종플루에 감염될 우려는 없다. 하지만 함께 투여하는 면역증강제는 체내 항원항체 반응을 증폭시키는 물질이기 때문에 과량 투여하면 근처 조직이 붓거나 통증이 생길 수 있다고 대책본부는 설명했다.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이 같은 사고가 이어짐에 따라 전국 의료기관 종사자들에게 다인용 백신 접종지침을 숙지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19일 현재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은 310건이 보고됐으며 이 가운데 임신부 유산 또는 사산 7건을 포함해 130건에 대해 백신이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대책본부에 따르면 올해 3주(1.10~16)에 의료기관을 찾은 외래환자 1천명당 인플루엔자 의심환자수는 6.07명으로 전주에 비해 11.4% 줄어드는 등 유행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다.
타미플루 등 치료제 처방건수도 같은 기간 7천535건에서 5천463건으로 27.5% 감소했다.
치료제 내성 바이러스는 이 기간 1건이 추가돼 총 9건으로 늘었다.
대책본부는 그러나 임신부와 만성질환자, 노인 등 고위험군은 중증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65세 이상 건강한 노인 대상 백신 접종은 25일부터 전국 보건소에서 시작된다.
또 만성질환자와 6개월 미만 영아를 양육하는 보호자의 접종 편의를 위해 사전 예약없이 병의원에서 당일 접종을 할 수 있게 됐다.
대책본부는 이와 함께 지난 9월부터 지난달 6일까지 항바이러스제 투약관리시스템에 입력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58명이 국가 비축분 신종플루 치료제를 2회분(20캡슐)이 넘게 투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필요 이상으로 자주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했거나 가족용으로 처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총 247만6천860건의 치료제 처방중 99.9%가 적절하게 처방됐다고 대책본부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