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약값제도 변화를 앞두고 복제약 호황이 막을 내리고 있다. 업계는 너나 없이 막판 고수익 복제약 확보에 몰려드는 상황이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지난달 25∼29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하는 '로수바스타틴' 성분의 복제약 58종이 동시에 허가를 받았다.
이는 '오리지널' 약물의 복제약 개발이 원천 봉쇄되는 재심사 기간이 지난해 하반기에 종료된 후 수십개 제약기업이 동시에 개발에 나섰기 때문이다.
또 텔미사르탄 등 2개 성분으로 구성된 복제 혈압약 23건도 한꺼번에 허가가 났다.
국내 상위권 제약사 대부분은 이들 두 복제약 개발에 뛰어들어 시판허가를 따냈다.
그러나 로수바스타틴과 텔미사르탄의 물질특허는 2013∼2014년 끝나기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은 그때까지 복제약을 출시할 수 없다.
출시까지 3년 이상이 남아 있는데도 너도나도 복제약 허가에 달려드는 것은 가장 먼저 허가를 받은 5개의 복제약에 오리지널, 즉 신약 약값의 80%라는 높은 가격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런 혜택 때문에 지난 4∼5년간 인기 신약의 경우 복제약 개발 제한이 풀리자마자 수십개의 제품이 동시에 식약청으로 몰려드는 과열경쟁이 반복됐다.
복제약 대부분이 최고가(最高價)를 받게 되자 약값절감 효과도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이에 따라 비슷한 시기에 허가된 복제약이 많을수록 각각의 약값이 깎이게 되는 제도를 최근 마련해 이르면 이달말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업계는 과거와 같은 복제약 호황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거 허가가 난 고혈압약과 콜레스테롤약은 높은 약값을 받는 마지막 제품이 될 것"이라며 "새 약값 제도 시행으로 조기 출시 복제약의 매력이 떨어져 카피 경쟁도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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