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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기금 활용해 지방채 발행 줄인다>

신청사ㆍ한강예술섬 건립기금 폐지
4천100억 ...

연합뉴스 기자  2010.01.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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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사ㆍ한강예술섬 건립기금 폐지

4천100억 일반회계 귀속으로 지방채 발행 최소화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서울시가 올해 재정확보를 위해 몇 년 간 모아뒀던 4천억원 규모의 사업 기금을 일반예산으로 편입시켰다. 대신 올해 지방채 발행 규모는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

개인으로 비유하면 생활자금(일반예산) 마련을 위해 마이너스 통장(지방채)을 이용하는 대신 모아뒀던 적금(기금)을 쓰는 셈이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신청사 건립기금과 한강예술섬 건립기금을 폐지하는 내용의 조례를 공포했다.

조례에 따라 1천300억원 규모의 신청사 건립기금과 2천800억원 규모의 한강예술섬 건립기금은 서울시 일반회계에 귀속된다.

두 기금은 신청사와 한강예술섬 건립이라는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각각 1996년과 2006년 설치됐으며 매년 시 예산에서 일정액이 적립돼 왔다.

사업의 효과적 추진을 위해 별도로 쌓아둔 두 기금이 이번 조처로 시 전체 사업 추진을 위한 일반회계와 합쳐진 것이다. 이에 따라 두 사업의 비용도 앞으로 일반회계에 편성된 예산을 통해 집행된다.

두 기금의 폐지는 서울시가 경제 한파로 올해에도 예산을 조기 집행하고 재정지출 확장 기조를 유지하기로 한 것과 관련이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일자리 창출과 민생안정을 위해 2010년에도 예산을 조기집행하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문제는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예산집행을 위한 세수 확보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예산 집행에 필요한 세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부족분은 지방채를 발행해 충당해야 한다. 즉, 도로와 공원을 만들기 위해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해 확장 재정정책을 펼치면서 6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모두 1조원에 달하는 지방채를 발행했다.

지방채 발행을 통한 재정지출은 일시적인 경기부양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는 정치적인 부담 때문에 채권발행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서울시가 두 기금을 일반회계에 귀속시킨 것도 이 같이 지방채 발행을 낮추고자 하는 의도에서 결정된 것이다.

채권 발행 대신 기금액을 사용하는 것은 비용 절감이라는 다른 효과도 있다.

일반적으로 기금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입보다 지방채 발행에 따른 이자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신청사 건립과 한강예술섬 조성 사업이 현재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에 기금 유지의 필요성이 크게 낮아진 것도 폐지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 관계자는 "올해 예산 편성과정에서 기금을 활용해 지방채 발행을 줄이자는 의견이 반영돼 두 기금을 폐지하기로 한 것"이라며 "예산운용의 효율성과 투명성 측면에서도 기금을 줄이고 예산을 일원화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는 법정기금인 재난관리기금과 내부 사업의 투ㆍ융자를 위한 재정투융자기금 등 모두 13개의 기금을 운영하고 있으며 총 규모는 3조6천402억원에 달한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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