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장난 전동차 130대 회송…퇴근길 더욱 혼잡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사상 최악의 `눈폭탄'이 떨어진지 하루가 지난 5일 영하권의 추운 날씨로 도로가 빙판길로 변하면서 출퇴근길 서울 지하철에서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출근길에는 교통대란을 우려해 서둘러 집을 나선 시민들 덕분에 다소간의 분산효과가 있었던 반면 퇴근길에는 비슷한 시간대에 승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주요 노선의 지하철 역과 전동차에는 아예 발디딜 틈이 없었다.
오후 6시에 금천구 가산동 직장을 나서 서울역으로 향한 김동우(30)씨는 "1호선 승강장 절반이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 원래 1호선을 쭉 타고 가면 되는데 7호선과 4호선을 갈아타고 돌아서 서울역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서울역 근처 회사에서 오후 7시에 퇴근한 권한진(31)씨는 "평소에는 5분이면 왔던 열차가 15분이 넘어서 왔고 사람이 너무 많아 혼잡했다"고 투덜댔다.
전날과 마찬가지도 이날도 곳곳에서 지하철 차량에 문제가 생기면서 승객들은 온종일 극심한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오후 7시까지 전동차 136대가 추위로 출입문이 어는 등의 문제로 차량기지로 회송됐다.
이날 오후 6시23분께 지하철 1호선 용산역에서 소요산행 열차가 고장으로 15분 넘게 멈췄고, 오전 11시53분께는 서울역 방향으로 가는 1호선 차량이 종로5가역에서 5분간 꼼짝하지 않았다.
오전 8시40분께는 서울지하철 중앙선 용산행 전동차가 경기 남양주시 덕소역 근처에서 고장으로 멈춰 전동차에 있던 승객 수백 명이 선로로 내려 다른 차량으로 갈아타야만 했다.
4일에도 열차 고장으로 지하철이 15∼20분씩 멈춰 서는 사고가 빈발한 가운데 지하철이 잇따라 지연 운행되면서 새해 첫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대거 지각하는 등 승객들이 하루종일 '지옥철'에 시달렸다.
코레일 관계자는 "승객들의 신발에서 묻어 온 눈이 열차 출입문에 들어가서 얼어 출입문 작동을 방해해 열차 고장 사례가 비일비재한 상황"이라며 "전 직원이 연이틀 밤을 새워 가면서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하철을 집중 배차하는 퇴근 시간대를 오후 6∼9시로 한 시간 더 늘리는 등 대중교통을 확대 운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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