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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싱범죄 무방비 노출…"국민 72% 경험"(종합)

전화피싱 97%로 절대다수, 경제활동층 집중타깃...

연합뉴스 기자  2010.01.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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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피싱 97%로 절대다수, 경제활동층 집중타깃

우체국-전화국-은행-국세청-경품-택배회사 順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우리나라 국민의 70% 이상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등 각종 피싱 범죄를 경험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3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해 9월14일부터 열흘간 전국 1만671명(4천710가구)을 대상으로 조사해 작성한 '2008 한국 범죄피해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차례 이상 피싱 범죄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무려 71.5%에 달했다.

피해자 중에서는 3~4차례 경험자가 25.4%로 가장 많았으며, 10차례 이상 경험한 비율도 12.1%나 됐다. 평균 경험 횟수는 6.89차례였다.

피싱 수단으로는 자택전화나 휴대전화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97.1%로 절대다수를 차지했으며, 이메일 1.7%, 메신저 1% 등이었다.

피싱 범죄자에게 송금하거나 개인 또는 금융정보를 알려주는 등 구체적인 피해를 본 비율은 1.3%(89건)였고, 실제 재산상 피해로 이어진 경우는 0.2%(13건)였다. 이들의 피해액은 평균 271만7천원으로 조사됐다.

개인 및 금융정보를 알려준 피해자들 가운데는 이들 정보가 다른 범행에 이용되면서 2~3차 피해를 본 경우도 있었다.

형정원의 김은경 책임연구원은 "경험률 대비 피해율이 높지 않은 것은 그동안 피싱 피해 사례가 언론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경각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피해를 본 사람들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남성이 51.8%로 여성보다 다소 많았다. 또 30~40대가 55.1%를 차지, 경제활동을 하는 연령대에서 주로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수준에서는 고교 졸업 52.4%, 대학 25.9%, 중학교 11.6% 등의 순이었다.

보이스피싱 방법(복수응답 허용)으로는 우체국 사칭이 40.3%로 가장 많았고 전화국 18%, 은행 및 신용카드사 14%, 국세청 9.9%, 경품당첨 5.6%, 택배회사 5.4%, 검찰 등 수사기관 4.7% 등으로 관공서를 사칭한 전화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김 연구원은 "그동안 피싱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그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있었지만 1만명이 넘는 표본을 추출해 광범위한 통계조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사회변화에 따라 범죄 유형도 다양해지는 만큼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전체 가구의 4.7%(213가구)가 범죄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빈발한 범죄 유형은 '주거침입절도'였다. 개인 대상 설문에서는 6.2%(621명)가 범죄를 경험했고, 가장 많이 접한 범죄는 '절도'라는 대답이 나왔다.

범죄 경험의 후유증으로 피해 가구주는 53.3%, 개인 범죄 피해자는 56%가 우울증이나 두려움 등 2차적인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개인 범죄에서는 성폭력과 강도 등 폭력범죄로 정신적 피해를 겪은 비율이 사기 등에 의한 재산범죄에 의한 것보다 2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범죄 피해 신고율에서는 피해 가구의 29.2%, 개인 범죄의 경우 10.7%만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답해 대부분 범죄 피해를 당하고도 신고를 꺼린 것으로 나타났다.

cielo7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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