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설농탕 오청 대표…아너 소사이어티 17번째 회원 가입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한 그릇 같이 떠서 먹는 설렁탕은 나누기 좋고 따뜻한 음식이잖아요. 이 음식 자체에 `나눔' 정신이 깃들어 있는 것 같아요."
15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 원을 기부키로 해 17번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이 된 외식업체 ㈜쿠드 신선설농탕 오청(45) 대표는 설렁탕을 이렇게 정의했다.
오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사랑의 열매 회관에서 열린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가입식에 참석해 새 점포를 열 때마다 1천만 원씩 기부해 3년간 점포 10곳이 문을 열 동안 총 1억원을 기부키로 약정했다.
3형제 중 둘째인 오 대표는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식당 한편에 붙은 셋방에서 잠을 자거나 이사를 참 많이 다닌 기억이 주로 떠오른다고 했다.
오 대표가 한창 성장기이던 1970년대, 아버지는 '20년간 30차례 망했다'고 표현할 만큼 긴 시간 무수히 시행착오를 겪었다.
오 대표는 그런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보면서 어려운 시절을 겪기도 했지만, 다른 일을 해 보라는 어머니의 반대에도 결국에는 창업주 아버지 뜻대로 가업을 이어받았다.
1981년 아버지가 점포 1개로 출발한 `신선설농탕'은 어느덧 수도권에 37개의 점포를 갖추고 제2, 제3 브랜드를 개발하는 어엿한 외식 기업이 됐다.
지난해에는 '사랑의 밥차' 봉사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120차례에 걸쳐 2만여명에게 사랑이 담긴 설렁탕을 대접하기도 했다.
오 대표는 "저희 음식을 먹은 분들이 나가면서 행복한 표정을 짓는 걸 보면서 이 일을 멈출 수가 없게 됐다"고 했다.
"98세 할머니가 한복을 정갈하게 입고 와서 설렁탕을 드시고는 나가면서 제 손을 꼭 잡아 주셨어요. 복 많이 받을 거라고 덕담을 해 주셨어요. 오히려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아계신 할머님께 제가 더 감사했는데…."
오 대표는 "고급 음식도 아닌 설렁탕 한 그릇이 어르신들에게 대접하는 사람의 따뜻한 마음을 전달해 주는 것 같다"며 "나누는 건 즐거운 일이고 내가 행복해지니까 다시 하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종종 직원들과 함께 봉사 활동에 나서곤 하는 오 대표는 직원들에게 늘 "봉사하러 왔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우리 고객이라 생각하고 우리가 제일 잘하는 `서비스'를 선물해 드리자"고 강조한다고 했다.
그는 봉사에 참여한 직원들이 온 종일 음식 배식하고 청소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돌아갈 때면 행복을 가득 안고 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누는 건 목적성이 있는 게 아니라 하다 보니 즐거운 일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 기부한 1억원에 대해 "명분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 쓰이더라도 상관없고 좋은 곳에 뜻 깊게 쓰이길 바란다"며 "올해도 밥차 배식 봉사 등 나눔을 실천하는 활동을 꾸준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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