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사회의 주재…"어수선하지만 의연ㆍ당당하게"
(서울=연합뉴스) 이웅 전성훈 기자 =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과 PD수첩 제작진 등에 대한 잇따른 무죄판결로 법원-검찰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가운데 김준규 검찰총장이 전국 검사들의 `일치단결'을 주문했다.
21일 오전 10시부터 사상 처음으로 열린 전국 검사회의 석상에서다. 1시간 정도 이어진 검사회의는 화상으로 진행됐으며 검찰 수뇌부와 전국 1천700여명의 검사가 동시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김 총장은 최근 일련의 판결과 처분을 둘러싼 법원과의 갈등상황과 관련, "이번 화상회의를 통해 전국 검사가 하나가 됐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그는 "주변 국면이 어수선하지만 우리 검찰은 의연하고 당당하게 나갔으면 한다"며 "검찰에게 주어진 본연의 역할과 임부를 꾸준히 하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법원과의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검사동일체의 원칙'을 재확인함으로써 자칫 동요할 가능성이 있는 일선 검사들을 추스르기 위한 취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지금의 갈등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즉흥적인 대응보다는 검찰조직 차원에서 보다 진중하고 의연하게 대처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검사회의는 초반 10분간을 제외하고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최근 법원과의 갈등사태에 대해 공식 대응을 자제한다는 방침에 따라 '현안'과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이나 발언은 없었다고 조은석 대검 대변인은 전했다.
검사회의의 공식 안건은 김 총장이 신년사를 통해 올해 화두로 제시했던 '변모의 실천'과 '범죄 대응' 등이었다.
이에 따라 회의에서는 ▲부정부패와 국부유출 대응 ▲선거사범 수사역량강화 방안 ▲여성범죄 전문인력 육성 ▲서민갈취 등 조직폭력배 대응 ▲고질적인 부패범죄 대응책 등에 대한 주제발표와 논의의 이어졌다.
하지만 김 총장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검찰은 국민의 관심과 기대가 많은 조직이라는 자긍심을 가지자. 반듯하게 바르게 가면 누가 비난하겠냐"라며 수년간 사법부에 대한 불만이 누적돼온 일선 검사들의 마음을 달랬다.
그는 또 "지난주 이번주 복잡하지만 바르게 반듯하게 가자"며 조직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한 발언도 빠뜨리지 않았다.
김 총장은 회의에 앞서 제주, 창원, 광주, 대전, 수원, 인천, 서울 등 전국 지검의 회의장을 연결해서 날씨와 안부 등 물어보며 화상회의 시스템이 정상 가동되는지 직접 테스트하기도 했다.
앞서 대검은 소통을 강조해온 김 총장의 지시로 작년 10월부터 전국의 모든 검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화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검찰은 화상회의 방식의 전국검사회의를 매월 정례화하고, 수사분야나 지역별로도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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