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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이티 다녀온 백근흠 119구조대 팀장

"아이티는 전쟁상태…국가 이미지 향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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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기자  2010.01.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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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는 전쟁상태…국가 이미지 향상시켰다"



(영종도=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대지진이 발생한 아이티에서 구조활동을 벌이다 25일 귀국한 백근흠 중앙119구조대 기동팀장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아이티 지진 현장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했고 처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조 활동 중 가장 힘들었던 부분에 대해 "치안이 확보되지 않아 위험한 상황에서 작업해야 했다"며 "대원들이 부상을 당할까 봐 큰 걱정을 했다"고 전했다.

김 팀장은 특히 여진이 발생한 순간을 가장 위험했던 상황으로 기억했다.

그는 "아이티 여진은 대단했다. 가만히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몸이 흔들렸다"며 "계속해서 여진이 발생해 작업에 어려움이 컸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구조대가 이룬 성과도 소개했다.

"47개국 1천700여명의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나와 있었지만, 우리가 가장 헌신적으로 활동했다"고 했다.

그는 "우리 구조대가 활동을 한 포르토프랭스 몬타나 호텔 주변에 UN 사무소가 있어 많은 UN 직원들이 숨졌다. UN 측에서 요청받고 구조 활동을 벌여 마지막 날 UN사무소 부사령관의 시신을 발굴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생존자를 발굴하지 못한 점에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팀장은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생존자를 찾아내기에)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하루라도 일찍 들어갔다면 생존자를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귀국하는 날 공식적인 구조작업은 종료됐다"며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 속에서 더는 생존자가 나올 수 없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얼마나 많은 시신을 구했냐는 질문에는 "공식적으로는 34구의 시신을 찾았지만 실제로는 너무 많은 시신을 건져 올려 집계조차 할 수 없다"고 "우리 구조대가 찾아낸 시신이 줄잡아 200∼300구는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119구조대를 이끌고 아이티를 다녀온 강철수 대장 역시 "아이티 현장은 전쟁상태다"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구조활동을 펼치려면 중장비 지원이 필수적인데 아이티 정부 기능이 마비돼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몬타나 호텔 인근에서 활동하며 세계 각국에서 나온 구조대 가운데 가장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국가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뿌듯해했다.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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