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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출몰에 `무장상선 시대' 다시 오나>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아덴만을...

연합뉴스 기자  2010.01.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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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아덴만을 중심으로 한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최근 몇년간 해적 출몰이 늘어나자 이 일대를 항해하는 상선들이 해적 습격에 대응하고자 무장한 사설 경비대를 탑승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해상무역이 태동하던 16세기에는 해적으로부터 선박을 보호하고자 상선에 화포 등 무기를 탑재하는 일이 흔했지만, 빠른 운송이 해운업의 미덕으로 자리잡으면서 무기는 배의 속도만 떨어뜨리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다 점차 사라졌다.

그러나 6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해사국(IMB) 집계 결과 지난해 10월까지 전세계에서 해적에게 선박이 습격당한 사례는 324건으로, 2008년 같은 기간(194건)보다 130건(67%) 늘었다.

이 가운데 반 가량이 아덴만에서 발생했다.

이처럼 해적이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무장한 경비요원을 요구하는 선박이 늘어나고, 일부 국가는 민간선박에 무장요원을 탑승시킬 수 있도록 제도까지 정비하는 상황이어서 `무장상선 시대'가 다시 도래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지난해 4월 컨테이너선 머스크 앨라배마호가 해적에게 납치됐다 풀려난 뒤 선박에 무장경비원 탑승을 권장하기 시작했다. 미 의회는 해적 공격에 대응해 무력을 사용한 업체의 법적 책임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스페인에서도 자국적 선박에 무장경비원 탑승을 허가하는 법안이 작년 10월 통과됐고, 영국 보험사 히스콕스는 자위용 무기를 탑재한 선박은 보험료를 50%까지 깎아주는 제도를 시행하는 등 보험업계까지 거들고 나섰다.

아덴만에서 수에즈 운하까지 선박을 지켜주는 대가는 2만5천달러에서 많게는 10만달러 이상이다.

덴마크 해운업체 클리퍼사의 페르 굴레스트럽 대표이사는 "선박은 너무 낮고 느리다는 약점이 있어 무장은 좋은 발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적 위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선박 무장이 "여러 나라의 국내법과 국제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고, 해양업계 전통에도 반한다"는 점에서 선박 무장을 꺼리는 업체들도 여전히 많다고 WSJ는 덧붙였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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