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스리랑카 정부군이 내전중 민간인을 재판없이 총살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리랑카 민주화를 위한 언론인들'이라는 모임은 내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지난해 1월 스리랑카 정부군으로 추정되는 군인이 민간인을 총살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인터넷과 주요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 영상에는 정부군 복장을 한 사람이 벌거벗은 채 파란색 천으로 눈을 가린 민간인의 머리를 소총으로 쏴 살해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또 총살된 민간인 옆에는 이미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민간인 1명이 쓰러져 있다.
'스리랑카 민주화를 위한 언론인들'은 이 영상이 지난해 1월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된 것이라면서 "이는 내전중 정부군의 행동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유엔측도 스리랑카 정부에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전세계 분쟁지역에서 발생하는 불법 처형을 조사하는 유엔 특별조사관인 필립 알스턴은 "미국내 전문가들의 확인 결과 이 영상에는 조작된 흔적이 없다"면서 "스리랑카 정부는 전쟁 범죄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리랑카 정부는 자체 조사결과 영상이 조작된 것이라고 결론 내고 유엔과 언론인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군은 타밀반군(LTTE)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 끝에 지난해 5월 26년간의 내전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막바지 내전 과정에서 정부군이 반군이 섞여 있는 민간인들을 향해 무차별 포격을 가해 대량학살을 유발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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