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업계 "권리 침해" 반발
(베이징 AFP=연합뉴스) 중국 법원이 폭력조직 우두머리를 변호하면서 의뢰인에게 위증을 교사했다며 징역형을 선고하자, 변호사 업계가 "변호사 권리 침해"라며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중국 충칭(重慶)시 장베이(江北) 인민법원은 지역 폭력조직 두목 궁강모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 리좡(48)이 재판 과정에서 의뢰인에게 거짓 증언을 하도록 유도했다며 리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법원 관계자가 8일 밝혔다.
충칭 공안당국은 지난해 여름부터 폭력조직을 대상으로 한 집중단속을 벌였으며 이들과 연루된 경찰과 판사를 포함해 1천500여 명을 검거했고, 충칭시 법원은 이와 관련해 지금까지 모두 7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법원에 따르면 리 변호사는 살인과 무기 소지, 마약 밀매 등의 혐의로 충칭 공안당국에 붙잡힌 궁에게 `경찰에게 고문당해 혐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위증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실형을 선고받게 됐다.
중국 관영 영자지인 차이나 데일리는 애초 공안의 고문 때문에 자백했다는 진술을 했던 궁이 리 변호사가 에게 위증을 지시했으며 무죄를 선고받는 대가로 3천만 위안을 요구했다고 진술을 번복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지 변호사들은 리 변호사의 실형 선고는 충칭 폭력조직과 연루된 혐의를 받는 피의자들에 대한 변호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차이나 데일리는 리 변호사의 체포와 재판 과정에서 공안의 과도한 개입이 있었고, 심지어 리의 변호인은 증거물과 사건 서류 열람조차 거부당했다는 현지 변호사 수백 명의 주장을 함께 전했다.
리의 변호를 맡은 가오쯔청 변호사는 앞서 7일 리 변호사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 항소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리 변호사에 대한 중국 법원의 유죄 선고는 중국의 사법 시스템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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