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서 정파간 합종연횡따라 판가름 전망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오는 17일 치러지는 우크라이나 대선은 박빙 승부가 되면서 2차 결선 투표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2일 우크라이나 언론매체와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총리가 약 33%의 득표율로 1위를, 율리아 티모셴코 현 총리가 20% 내외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어느 후보도 50% 이상 득표하지 못한다면 2월 7일 1, 2위 후보 간 결선 투표를 치러야 한다.
선거법상 투표일 2주를 남겨두고는 여론 조사 결과를 공표하지 못하게 돼 있는데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야누코비치 후보는 30%를 조금 웃도는 지지율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만한 것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30% 이상이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답을 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 부동표의 향배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만약 야누코비치가 부동표의 약 20%를 흡수한다면 1차 투표에서 승부가 갈릴 수도 있다.
더욱이 친(親) 러시아 성향의 야누코비치는 러시아어를 주로 쓰는 동남부 지역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데 반해 티모셴코 총리와 유셴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하는 서부지역에서 두 사람이 표를 나눠 갖고 있다는 점도 야누코비치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물론 변수가 없지는 않다.
최대 변수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고 야누코비치가 티모셴코를 근소한 차로 앞서거나 혹은 유셴코 후보가 선전해 차점자로 결선 투표에 오를 경우 티모셴코와 유셴코가 야누코비치에 맞서 연합 전선을 펼칠 수 있다.
이미 티모셴코는 자신이 결선 투표에 오르지 못하고 유셴코가 나가면 우크라이나를 위해 유셴코를 지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앞서 티모셴코 총리는 지난 2007년 조기 총선에서 투표 사흘을 앞두고 유셴코와 연대, 야누코비치의 지역당을 물리친 바 있다.
또 야누코비치와 티모셴코의 득표율 차이가 크지 않을 때에는 아르세니 아체니우크 전 국회의장이나 블로디미르 리트빈 현 국회의장 등 5% 내외의 지지율을 보이는 3~4위권 후보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결선 투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관측통들의 분석이다.
한편, 17일 투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시행되며 잠정 개표 결과는 이튿날 오후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에는 1천583명의 국외 선거 감시단이 투·개표 상황을 지켜보며 선거 감시 결과는 1주일 뒤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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