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 올해 세계경제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위험 요소는 경기침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팽창한 각국 정부의 재정이며, 이로 인해 본격적인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제네바 소재 세계경제포럼(WEF)은 14일 발표한 `글로벌 리스크 2010'라는 보고서에서 보건의료와 교육, 실업자 보호 등의 정책수단이 재정위기로 인해 위협받고 있으며, 경제위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기간시설 투자가 감소해 에너지와 농업 분야 등이 타격받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경제위기는 세계적 차원의 위험요소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발상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모든 분야의 위험요소들이 전례없이 상호 긴밀하게 연결돼 있고 각국 정부의 관리능력의 격차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로버트 그린힐 WEF 사업총괄사는 보고서를 통해 "위험요소들이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새로운 도전과제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금융위기와 뒤이은 경기침체는 미처 해결되지 못한 위험요소들이 내일의 위기로 변할 수 있는 한층 취약한 환경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보고서는 몇몇 주요 국가들의 재정위기와 높은 실업률이 끼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현재의 보건의료와 교육, 실업자 보호 등에 관한 정책모델은 재정위기로 인해 심각한 압력에 놓여 있으며, 기대수명이 연장되면서 더욱 견디기 힘든 상황이 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취리히 금융서비스의 수석 경제학자 다니엘 호프만은 "금융위기 대응을 위해 많은 국가들이 재정을 과도하게 늘렸고 극히 높은 수준의 부채 부담을 떠안게 됐는데, 이것이 실질 이자율을 상승시켜 성장을 저해하고 높은 실업률을 장기화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세계 경기침체로 인해 장기적 안목이 필요한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가 감소했으며, 특히 에너지와 농업 분야, 만성질환에 대한 대응 등이 직접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에너지 분야에서의 투자감소가 지속되면 적정한 가격의 에너지를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공급하지 못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세계경제는 유가 변동에 더욱 취약하게 된다고 밝혔다.
농업분야 및 식량안보와 관련, 세계최대의 재보험사인 스위스리의 수석 리스크분석가 라즈 싱은 "우리는 늘어나는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막대한 규모로 식량 생산을 늘릴 필요가 있으며, 이미 약 10억 명이 영양부족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범죄와 부패, 사이버 범죄, 생물다양성 등을 올해의 위험요소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