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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의사 자택, 대형병원 `변모'>

(포르토프랭스 AP=연합뉴스) 아이티에서 12일 ...

연합뉴스 기자  2010.01.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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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토프랭스 AP=연합뉴스) 아이티에서 12일 괴멸적인 지진이 발생하자 수도 포르토프랭스 중심지에서 가까운 한 언덕배기에 위치한 의사 클로드 수레나(59)의 집 앞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수레나는 평소에 덕망이 높아 비극의 그 시간에 부상자들은 물론 무사한 사람들도 그의 집을 찾은 것이다.

다행히 그의 2층짜리 집은 온전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허름한 집은 부상자 100여명을 수용하는 대형병원으로 모습이 바뀌었다.

수레나는 "우리 집이 안전한 것은 신의 은총"이라며 "우리는 최소한 어떤 사람에게도 어떤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상황"이라며 감격했다.

수레나는 최소한 10명의 환자는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한 부상자라고 설명하고, 각종 상처 치료는 물론 생명 위협의 상황을 벗어났으나 정신적 쇼크에서 위로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레나의 집은 온전했지만 이상적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플라스틱 양동이가 화장실 대용으로 사용되고 있었으며, 일부 부상자들에게는 붕대를 갈아주는 것이 치료의 전부였다. 그러나 인구 300만의 포르토프랭스의 그 어느 병원보다 상태가 좋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수레나의 집으로 옮겨진 부상자들 가운데 18명이나 사망했다. 그들 중에서도 진통을 시작한 임산부가 과다 출혈로 사망한 것이 가장 가슴아팠다고 수레나는 말했다.

수레나는 "그녀는 정말 고통을 당하다가 사망했다"면서 "감정적으로 가장 감당하기 어려운 것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뻔히 알면서도 장비가 여의치않아 죽어가는 사람을 지켜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상자들은 한결같이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레나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의료장비는 물론 음식, 식수 그리고 약품들이 바닥이 나기 시작하면서 걱정은 커지고 있다. 수레나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서 11일 공항까지 갔으나 혼돈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무런 지원품도 확보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는 "공항에 비행기가 너무 많아 어디에 가서 누구에게 말을 해야할 지도 알 수 없었다"고말했다.

수레나는 그러나 조금만 더 참으면 도움의 손길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로터리 클럽이 지원을 약속한데다 의사들도 속속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r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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