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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지진외교'로 새 협력시대 연다>

류우익 대사, 지진 현장 방문으로 '선린 진정성...

연합뉴스 기자  2010.01.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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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익 대사, 지진 현장 방문으로 '선린 진정성' 표시

쓰촨 당.정.주민, 한국 관심과 애정에 감사



(청두=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 한국이 지속적인 '지진외교'를 통해 전환기에 들어선 중국과의 우호 협력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있다.

류우익 주중 대사는 부임에 따른 공식 절차를 3주만에 마치자마자 22일부터 24일까지 2박3일간 쓰촨(四川)성 지진 복구 현장으로 달려가 '지진 외교'를 벌였다.

류 대사가 '선린(善隣)을 바탕으로 한.중 양국간 양적인 교류협력을 질적으로 격상시키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취임 포부를 행동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이 중국과 지진외교에 나선 것은 쓰촨 대지진이 발생한 직후인 2008년 5월로, 이명박 대통령이 전격 방문하면서다. 당시 이 대통령은 외국 원수로는 처음으로 지진 현장을 방문했고 이를 시발로 신정승 전 주중 대사에 이어 류 대사가 바통이 이어받았다.

"이웃으로서 기쁨도 같이 해야 하지만 고통과 어려움을 나눠야 한다"는 정신에서 출발한 한국의 대중 지진외교는 아이티 지진으로 8명의 자국 유엔 평화유지 경찰관이 숨지고 아이티 지진 구조와 구호에 적극 나서고 있는 중국인들에게 각별한 의미로 다가서고 있다는 것이 베이징 외교가의 관측이다.

한국이 정부와 민간, 기업을 합쳐 구호물자와 초등학교 건설 등에 3천600만달러에 달하는 각종 지원을 제공하고 한국 정부의 성의있는 방문이 이어지자 쓰촨성 당.정 지도자들과 주민들은 조속한 지진 피해 복구를 바라는 한국의 진심을 느끼고 감격해 하고 있다.

쓰촨성 지진 피해 복구 현장의 하나인 두장옌(都江堰)시 싱푸자위안(幸福家園)의 주민들은 23일 방한복 등 기증품을 들고 위로 방문한 류 대사 일행에게 극진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가족이 죽거나 다친 어린이 5명과 주민 대표 11명은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밝은 미소를 잃지 않고 재기의 의지를 보이면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를 연발했다.

이 대통령이 이곳 방문 당시 안아주고 청와대에도 초청돼 지진외교의 상징이 된 초등학교 5년생 웨이웨하오(魏月濠.10) 등 5명의 어린이 표정에는 반가운 기색이 역력했고 두 다리와 왼쪽 팔을 잃은 황리(黃莉.36.女)는 여성 주민들이 정성껏 수놓은 시장바구니를 선물로 내놓으며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쓰촨성 당.정 지도자들은 한국의 지진 구조 및 구호, 그리고 지속적인 관심에 화답하면서 류 대사 일행을 극진히 맞았다.

류치바오(劉奇보(초두밑에 保>) 쓰촨성 서기는 22일 쓰촨성 성도 청두(成都)를 방문한 류 대사와의 면담에서 지진 복구 현황을 설명하면서 이 대통령과 한국 정부, 그리고 한국 국민이 지진 당시 보내준 구조와 구호, 그리고 지속적인 뜨거운 애정과 관심에 감사를 표시했다.

특히 그는 한국 정부의 지원 목록과 한국 적십자사와 기업들의 학교 및 간호시설 건설 현황 등을 일일이 열거한데 이어 이례적으로 긴 시간을 할애해 쓰촨성의 경제 현황을 자세히 브리핑했다. 한국과의 경제협력 강화 의지를 넘어 그만큼 한국의 지진 구호지원에 대한 고마움이 컸음을 느끼게 한 대목이었다.

쉬푸이(徐富藝) 두장옌 시장은 3명의 부시장을 대동, 그동안 40여개국 대사를 지진 복구 현장으로 안내했지만 이번 류 대사 일행의 방문만큼 정감있는 방문은 없었다고 밝히면서 이들의 방문을 크게 환영했다.

한국의 '지진외교'는 한.중 관계가 양적 성장에서 질적으로 격상되는 데 작은 초석이 될 것이라고 한 외교 소식통은 24일 말했다.

쓰촨 대지진은 베이징 올림픽이 개최되기 3개월 전인 2008년 5월 12일 발생한 것으로, 8만여명이 사망하고 175만 가구가 붕괴됐다. 쓰촨성은 이런 지진 피해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딛고 작년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대비 14.5%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무역규모는 전년대비 9.6% 증가한 243억달러로 증가율이 전국 1위였다.

sd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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