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친환경과 동의어로 쓰이는 `녹색'의 잔디밭이 사실은 많은 환경 오염물질을 배출하며 어떤 경우에는 없느니만 못하다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 대학(UCI) 연구진은 잔디밭이 흔히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탄소 저장고'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잔디밭 유지에 필요한 비료 생산과 잔디깎이, 낙엽 청소기 등은 잔디밭이 저장하는 것보다 4배나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구물리학 연구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들은 "잔디밭은 보기에 좋고 광합성으로 많은 유기물을 합성하는 효과가 있긴 하지만 이를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연료 소비가 이것을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어바인시 주변의 공원 4곳에서 관상용, 또는 운동 경기장용으로 깔린 잔디밭의 풀 표본과 대기 표본을 채취해 탄소 잔류량과 이산화질소 방출량을 조사하고 이를 다시 연료 소비, 물주기, 비료 생산 등 잔디밭 유지 활동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방출량과 비교했다.
그 결과 잔디밭에서 방출되는 이산화질소의 양은 지구에서 가장 많은 이산화질소를 배출하는 주범으로 지목되는 농경지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관상용 잔디밭의 경우, 비료에서 나오는 이산화질소 방출량은 저장된 탄소량의 10~30%에 불과했지만 일상적인 관리에 필요한 화석 연료 소비는 잔디밭이 저장하는 탄소에 비해 4배 이상의 탄소를 방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사람의 발길에 짓밟혀 자주 다시 심고 공기가 통하게 해 줘야 하는 운동 경기용 잔디밭의 경우는 관상용 잔디만큼 많은 탄소를 흡수하지도 못하면서 관리에는 비슷한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 활동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잔디밭을 유지하는 데 너무 많은 연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순수한 `온실가스 저장고'로 보기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