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주재 유엔대사엔 허야페이 기용"
(홍콩=연합뉴스) 정재용 특파원 = 중국이 조만간 주미대사를 교체하는 등 주요 외교라인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5일 중국 외교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장예수이(張業遂.56) 주(駐) 유엔대사를 주미대사에 기용하는 등 미국과 유엔 주재 대사직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새로운 주미대사는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 결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면담 계획, 중국의 인터넷 검열 문제 등으로 악화된 중국과 미국관계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저우원중(周文重.65) 현 주미대사는 정년 연한이 돼 조만간 물러나게 된다.
이번 인사에서는 또 허야페이(何亞非.54) 외교부 부부장이 리바오둥(李保東) 제네바 주재 유엔대사자리를 맡게 되고 리바오둥 대사는 유엔대사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중국 정부의 이번 인사는 지난해 말 추이톈카이(崔天凱) 전 주일대사, 푸잉(傅瑩) 전 주영대사, 자이쥔(翟雋) 전 부장조리(차관보급) 등 3명을 부부장(차관급)에 임명하는 수뇌부 인사를 단행한 데 이은 후속 인사의 성격을 띠고 있다.
진찬룽(金燦榮)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이번 인사이동은 중국의 외교정책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는 과거에 비해 자주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외교부의 인사가 과거에 비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과거에는 정치적인 지침이나 다른 요소들이 승진의 주요 기준이 됐지만 현재는 근무연한과 업적이 중요한 기준이 됐다. 또 다른 중요한 기준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우 주미대사와 주 유엔대사는 외교라인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통상 부부장급 인사가 맡는 것이 관행이다.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부장과 전임자인 리자오싱(李肇星)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변인도 주미대사를 거쳤다.
그동안 중국 정부의 차기 주미대사 후보로는 장 주유엔대사와 함께 허 부부장이 거명돼 왔다.
외교소식통들은 장 대사가 허 부부장에 비해 5년이나 앞선 2003년 부부장직을 맡는 등 선배라는 점이 고려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외교부의 독특한 측면은 승진시 근무연한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장 대사를 새로운 주미대사에 기용하려는 데는 미국통인 그에게 대미 외교사령탑을 맡겨 중국의 이해를 효과적으로 관철하려는 의도가 담겨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왕판(王帆) 소장은 "중국과 미국간 갈등을 빚고 있는 사안은 대부분 새로운 것이 아니다"면서 "새로운 주미대사는 미국에 중국의 입장을 잘 전달할 수 있는 미국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후베이(湖北)성 출신인 장 대사는 5년간 유럽과 정책연구 분야 담당 부부장으로 재직하다 2008년 9월 왕광야(王光亞) 전 대사의 뒤를 이어 주 유엔대사를 맡아왔다.
저장(浙江)성에서 태어난 허 부부장은 2008년 부부장에 발탁돼 미국, 홍콩, 마카오 관련 업무와 의전 관련 업무를 담당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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