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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은행 "PIGS의 I는 이탈리아 아닌 아일랜드">

"보수적 재정운영.민간저축 덕분에 체질 강해져...

연합뉴스 기자  2010.02.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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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재정운영.민간저축 덕분에 체질 강해져"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 유럽국가들의 재정문제에 따른 금융위기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이탈리아는 그리스와 스페인,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처지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상 유럽발 금융.경제 위기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진원지로 지목된 국가는 포르투갈, 이탈리아(또는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등으로, 앞글자를 따서 이른바 `피그스(PIGS) 국가군'으로 불렸다.

사실 미국발 세계 경제 위기가 오기 전까지만 해도 이탈리아는 저성장과 고부채로 인해 그리스 등과 같이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은 나라로 분류됐고, `유로존의 지진아'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 이번 유럽발 금융파동이 일어난 이후에도 영국 RBS증권 아시아 데스크 패트릭 한 본부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피그스(PIGS) 국가군'의 `I'에 아일랜드 뿐아니라 이탈리아도 포함시키는 등 많은 경제 분석가들이 이탈리아 역시 `위험한 유럽국가'로 꼽고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 은행 유니크레딧은 6일 보고서를 통해 "`PIGS'의 국가 이니셜 가운데 `I'는 이탈리아가 아니라 아일랜드"라고 주장했다.

유니크레딧 보고서는 "이탈리아는 민간 저축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공공 재정을 잘 운영한 덕분에 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등 국가들보다 훨씬 체질이 강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등은 부정적 전망 때문에 S&P 신용등급이 낮지만, 이탈리아는 유일하게 안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평가의 배경에는 이탈리아가 지난해 경제위기를 헤쳐 나오는 과정에서 정부부채와 재정적자를 꾸준히 관리해 왔고, 민간부문의 절약과 저축이 경상수지를 지탱해 줬다는 두 요인이 있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유니크레딧의 애널리스트 마르코 발리는 "낮은 민간부문 부채 덕분에 이탈리아는 현재 압력을 받고 있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해 이탈리아의 재정 정책은 굉장히 보수적이었다"며 유럽의 이웃국가들이 성장을 촉진하고 은행을 보호하기 위해 재정지출에 나설 때 이탈리아는 매우 신중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4일 현재 독일 국채 대비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스프레드는 0.96%를 기록했다. 이는 두 달 전의 0.80%보다는 높은 것이지만, 그리스 국채 스프레드의 3.68%에 비하면 훨씬 낮다.

또 이탈리아 은행(BoI)에 따르면 2008년말 현재 이탈리아의 가계 부채는 57%로, 유로존 평균인 93%보다 훨씬 낮았다.

한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지난 5일 27개 회원국의 재정적자 및 정부부채 비율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그리스와 스페인, 아일랜드, 영국, 라트비아 등 5개국의 위험도가 가장 높았다. 이탈리아는 벨기에, 프랑스, 포르투갈, 헝가리,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등과 함께 `중간 위험 국가'로 분류됐다.

mange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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