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파리 AP.AFP=연합뉴스) 지구 온난화에 따라 금세기 중 전 세계의 태풍과 허리케인, 사이클론 등 열대성 폭풍은 발생 건수가 줄어들거나 현상을 유지할 전망이지만 파괴력은 훨씬 더 커질 것이라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
국립해양대기국(NOAA)의 토머스 크누선 박사가 이끄는 세계기상기구(WMO) 전문가단은 지난 2005년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4년간 수집된 각종 자료 및 연구 보고서들을 검토한 결과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금세기 중 지구 평균 기온이 섭씨 2.8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토대로 계산한 결과 열대 폭풍의 빈도는 전 세계적으로 6~34%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강도는 2~11% 커지고 강우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열대성 폭풍의 강도는 바람의 속도를 기준으로 측정되는데 풍속이 11% 증가하면 파괴력은 60%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또 열대성 폭풍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폭풍의 눈 주변 100㎞ 이내에 20% 더 많은 비를 뿌려 피해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런 현상이 이미 시작된 것인지 여부는 분명치 않지만 대서양 허리케인 분지를 대상으로 한 다른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 주변에서는 열대성 폭풍의 수가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피해 규모는 28%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크누선 박사가 참여한 이 연구에 따르면 금세기말까지 시속 209㎞ 이상인 4등급과 5등급의 대서양 허리케인 수가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4등급 이상의 허리케인은 평균 7년에 한 번 꼴로 미국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 등을 덮치는데 지난 2004년의 찰리와 1992년의 앤드루가 이에 속하지만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낸 카트리나는 3등급에 불과하다.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케리 이매뉴얼 교수는 지난 2005년 `지구 온난화 때문에 1970년대 중반 이후 허리케인의 파괴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으며 그의 연구가 발표된 직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루이지애나주와 미시시피주를 휩쓸어 1천500명의 사망자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