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지난 한 해를 테러 공포 속에 보낸 파키스탄 북서변경주(州)에서 2010년 새해 벽두부터 대형 자살폭탄 테러로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저녁 북서변경주 라키 마르와트시에서 차량을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현지 아리(ARY) 뉴스는 지금까지 최소 75명이 사망했으며 50여 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또 현지 뉴스전문 채널 익스프레스 24/7은 사망자가 70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날 테러는 고(故)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귀국 축하 행렬에서 폭탄이 터져 170명이 사망한 지난 2007년 10월 카라치 테러 이후 최대 규모로 기록될 전망이다.
현지 경찰서장인 아유브 칸은 "테러범은 폭탄이 장착된 SUV 차량을 배구 경기가 진행 중이던 경기장으로 몰고 와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장소에서 자폭했다"고 말했다.
그는 "폭발의 충격은 인근 가옥 수십 채가 무너져 내릴 만큼 강력했다"며 "무너진 건물 잔해에 아이들이 깔려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날 테러가 친정부 민병대 활동에 앙심을 품은 탈레반의 보복 차원인 것으로 보고 있다.
칸은 "이 지역은 반(反) 탈레반 민병대의 주요 활동지역이다. 주민들은 민병대를 조직해 이 지역에서 탈레반을 몰아낸 바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파키스탄에서는 지난해 정부군이 북서변경주와 연방직할부족지역(FATA) 일대에서 탈레반 소탕전을 벌이면서, 지역 주민들이 민병대를 결성해 탈레반을 축출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날 테러가 발생한 라크 마리와트는 파키스탄 정부군이 탈레반 소탕전을 벌여온 연방부족직할지역(FATA) 내 남와지리스탄과 인접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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