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 연합뉴스) 이상민 특파원 = 대만 법무부가 전국 검사들에게 사랑과 관용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일본 만화를 지정 교재(敎材)로 배포해 화제다.
법무부는 일본 유명 만화가 이토 미노루(伊藤實)가 실제 사람과 실제 사건을 토대로 그린 만화 '사랑' 2천권을 최근 구매해 검찰, 감옥, 갱생보호회, 범죄피해인보호협회 등에 교재로 배포했다고 페이링링(費玲玲) 법무부 보호국장이 7일 밝혔다.
이 만화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사랑과 관용과 이해와 동정을 통해 서로의 고통을 치유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검사, 간수 등의 업무 개선을 위해 구매했다고 페이링링 국장은 말했다.
만화는 초등학교 6학년생이 1학년생을 살해한 실제 사건을 통해 피해자 가족이 가해자 가족과 오랜 접촉과 이해를 통해 서서히 용서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일본에서 작년에 TV 드라마로도 제작돼 폭발적 인기를 끌었고 대만에서도 방영돼 수많은 사람들이 시청했다.
페이링링 국장은 이 만화를 독서 과제로 준 이유는 유럽과 미주 지역 국가들이 반세기 가까이 실천해온 '회복적 정의'(restorative justice)의 개념을 검사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이웃 한국과 일본도 '회복적 정의'의 개념을 도입하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그 목적은 처벌에 중점을 두는 사법 개념인 '응보적 정의'(retributive justice)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와 가해자 쌍방이 모두 범죄의 상처를 회복하고 재기토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페이링링 국장은 "검사들이 이 만화를 읽고 측은한 마음을 더 갖게 되어 피해자와 가해자 쌍방 간의 이해를 촉진하고 적대심을 완화해 주기를 법무부는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은 1895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이 통치했고 현재도 일본 기업이 수만개나 진출해 있어 일본 대중 문화가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대만인들도 일본 문화에 거리감 대신 친숙함을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