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실적 기대감에 주가는 급등
(도쿄=연합뉴스) 김종현 특파원 = 일본의 간 나오토(管直人) 신임 재무상의 엔화 약세 용인 발언으로 엔화값이 급락하고 주가가 급등하는 등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오전 9시30분 현재 전날보다 달러당 0.63엔 치솟은(엔화값 약세) 93.40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엔화값이 급락하면서 수출 증가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에 닛케이(日經)평균주가지수는 이 시간 현재 129.16포인트 오른 10,810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것은 간 재무상이 7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엔화 약세를 용인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간 재무상은 환율과 관련, "두바이 쇼크 당시에 비해서는 엔화가 약세지만 조금 더 약하게 가는 것이 좋다"면서 "적절한 수준이 되도록 일본은행과 연대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가 "경제계에서는 1달러당 90엔대 중반이 적절하다는 시각이 많다"면서 적정 환율을 '90엔대 중반'으로 제시하기까지 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뉴욕 등 해외시장에서 전날 밤 엔화값이 급락했고 이런 분위기는 바로 이날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 그대로 전달됐다.
간 재무상의 환율 발언은 '말실수'가 아니라 경기 부양을 위한 다분히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
디플레이션이 지속되고 내수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수출 증대를 통해 활로를 뚫을 수밖에 없고 이는 엔화값이 떨어져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경기 대책이 먹히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 부양을 통한 대기업 실적회복과 이에 따른 생산.고용 유발로 침체한 경기를 추스르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정부의 경제정책 기본노선에 배치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하토야마 정부는 기본적으로 내수 부양을 통한 경기부양을 추진하고 있고 이 때문에 후지이 히로히사(藤井裕久) 전 재무상은 달러당 85엔 안팎의 지나친 엔화 강세에는 제동을 걸었지만 적절한 수준의 엔화 강세를 용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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