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17일(현지시간) 실시되는 칠레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가 중도우파 야권 후보의 근소한 우세 속에 박빙승부로 치러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결선투표에는 중도우파 야당 모임인 '변화를 위한 연합(알리안사.Alianza)' 소속 미겔 세바스티안 피녜라(60) 후보와 집권 중도좌파연합 콘세르타시온(Concertacion)의 에두아르도 프레이 루이스(67) 후보가 올라있다.
칠레에서 가장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여론조사기관의 하나인 공공연구센터(CEP)는 피녜라 53.5%, 프레이 46.5%로 피녜라 후보의 승리를 점쳤다. 또다른 여론조사기관인 모리(Mori) 연구센터가 지난 13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는 피녜라 50.9%, 프레이 49.1%로 나타난 바 있다.
지난달 13일 대선 1차 투표에서는 피녜라 후보가 44.03%의 득표율을 기록한 반면 프레이 후보는 29.6%에 그쳤었다.
피녜라 후보가 승리할 경우 중도우파로서는 20년만에 처음으로 집권하는 것이다.
프레이 후보로서는 1차 투표에서 20% 이상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한 무소속 마르코 엔리케스-오미나미(36) 후보가 자신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엔리케스-오미나미 후보는 본래 콘세르타시온 소속이었으나 독자 출마를 강행했으며, 결선투표에서 어느 후보도 돕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지난 13일 "우파 후보가 집권하는 것은 칠레의 미래를 가로막는 것"이라며 프레이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기독교민주당(PDC), 사회당(PS), 민주당(PPD), 급진사회민주당(PRSD) 등 4개 정당으로 이루어진 콘세르타시온은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1973~1990년 집권) 정권이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회복된 1990년 이래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네 차례 연속 집권했다.
피녜라 후보는 중남미 최대 항공사인 란(LAN), 프로축구팀 콜로콜로(Colo-Colo), 공중파 TV 채널 칠레비시온(Chilevision) 등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인으로, 민간투자 확충을 통한 일자리 100만개 창출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프레이 후보는 1994~2000년 한 차례 대통령을 역임한 현역 상원의원으로, 중산층 육성을 위한 지원 확대 등 바첼레트 대통령의 사회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부동층이 결선투표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은 유권자들을 향해 투표 참여를 호소하면서 프레이 후보를 간접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