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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대선..민주주의 시험대 올라>

(키예프<우크라이나>=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연합뉴스 기자  2010.01.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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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예프<우크라이나>=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정국 혼란과 경제난으로 총체적 위기를 맞은 우크라이나가 17일 대선 투표에 들어갔다.

지난 2004년 `오렌지혁명'을 통해 친서방 정부를 탄생시킨 우크라이나가 구소련에서 독립한 이후 5번째 시행되는 이번 대선에서 또 한 번의 민주주의 정착 가능성을 시험하게 됐다.

우크라이나는 2005년부터 내리 세 차례나 총선을 치를 정도로 정쟁(政爭)의 소용돌이에 빠지면서 국민의 정치 불신이 극에 달해 있다. 여기에다 2008년 금융위기로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을 정도로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는 상황이다.

분석가들은 이날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 2월7일 1, 2위 후보 간 결선 투표를 치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들은 오렌지 혁명으로 다 잡은 승리를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에 넘긴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총리가 권좌에 오를지, 아니면 오렌지 혁명의 기수로 우크라이나 최초 여성 대통령을 노리는 율리아 티모셴코 총리가 대통령이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서는 야누코비치 전 총리가 티모셴코 총리보다 약 10% 격차를 두고 1위를 달려 왔다.

친러 성향의 야누코비치는 러시아 정서가 강한 동남부 지역을, 티모셴코는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서부지역을 기반으로 각자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3~5%대의 지지율을 보여온 유셴코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차 투표에서 패한 후보가 2004년처럼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선거 결과에 불복하면 우크라이나에 또 한 번의 정치 폭풍이 몰아칠 개연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선거가 정치 갈등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얘기다.

당국은 일단 내달 일까지 키예프 독립광장에서의 모든 집회를 금지했다.

이번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든 정치와 경제 안정, 그리고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이라는 3대 과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

유셴코 대통령 집권 5년 간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추진하고 잦은 에너지 분쟁, 러시아 흑해 함대 기지 임대 연장 문제 등으로 러시아와는 구소련 붕괴 이후 최악의 관계를 맞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러시아는 지난 2004년 대선 때와 달리 특정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자제한 채 예의 주시만 하고 있다.

러시아는 친서방 성향의 유셴코 대통령이 물러나고 친러시아 성향의 야누코비치나, 실용주의 노선인 티모셴코가 승리하면 그동안 소원했던 양국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도 이번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향후 우크라이나의 EU나 나토 가입 가능성 및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와 관계 등을 점칠 수 있기 때문에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셴코 대통령은 지난 14일 언론에 "이번 선거는 우크라이나가 유럽으로 가느냐 마느냐를 결정할 국민투표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8시부터(현지시간) 국내외 3만 4천여 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개시된 선거의 잠정 개표 결과는 18일 오전께 나올 예정이다.

hy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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