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된 양국 관계 수습차 터키行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이스라엘 연립정부의 실세 중 한 명인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외교적 마찰을 빚고 있는 터키를 방문, 악화된 양국 관계 수습에 나섰다.
가자지구 전쟁 이후 터키가 이스라엘을 거세게 비난하면서 급속히 악화된 양국 관계는 최근 이스라엘이 자국 주재 터키 대사를 불러 `모욕'을 준 사건으로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바라크 장관은 17일(현지시각)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베치디 고눌 터키 국방장관과 면담한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터키 대사 모욕 사건과 관련 "실수였다고 생각한다. (실수에 사과하는) 외교 관행에 따른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다"고 말했다고 뉴스통신 아나톨리아가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터키는 매우 중요한 국가로 양국 간 대화와 협력은 특히 중요하다"면서 "지난 수년 동안 불거졌던 양국 관계의 모든 부침을 극복해 역사의 뒤로 돌려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터키의 고눌 장관은 "양국 국익이 일치하는 한 양국은 전략적 동맹"이라고 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바라크 장관의 사과에 만족해하며 이 문제를 더는 확대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스라엘 외무부의 단니 아얄론 차관은 지난주 이스라엘 정보기관원을 유아 유괴범으로 묘사한 터키 TV드라마에 대해 항의하려고 자국 주재 터키 대사를 소환했다.
그는 터키 대사를 낮은 소파에 앉히고, 자신은 상대적으로 높은 의자에 앉은 뒤 취재진에게 히브리어로 "그는 낮은 의자에, 우리는 높은 의자에 앉아 있으며, 테이블 위에는 오직 이스라엘 국기만이 놓여 있다는 점에 주의해 보아달라"고 당부했다.
그의 이런 언급이 현지 방송을 통해 그대로 방영되자 터키는 이스라엘에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고, 이에 아얄론 차관이 터키 대사에게 사과의 뜻을 표했으나 양국 간 관계가 크게 나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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