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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검찰총장 전격사임..천前총통 수사관련

검찰총장 대만 사상 첫 탄핵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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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기자  2010.01.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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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대만 사상 첫 탄핵당해



(타이베이 = 연합뉴스) 이상민 특파원 = 천충밍(陳聰明) 대만 검찰총장이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 수사와 관련해 19일 직무 유기 등으로 탄핵당하자 전격 사표를 제출했다.

대만 감찰원은 감찰위원 찬성 8표, 반대 3표로 대만 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 탄핵안을 이날 통과시켰다. 이로써 천 검찰총장은 2007년 1월24일 입법원 동의를 얻어 천수이볜 당시 총통에 의해 임명된 후 임기 4년의 절반도 못 채우고 물러났다.

천충밍 검찰총장은 총장 신분에도 불구하고 천 전 총통의 친구 겸 가족 의사이자 천수이볜 부패 사건의 피고 겸 증인인 황팡옌(黃芳彦)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황이 2008년 11월 미국으로 도주하는 것을 막지 못하고 직무를 유기했다고 감찰원은 탄핵 사유에서 밝혔다.

도주 중인 황팡옌은 천수이볜의 해외 돈세탁을 돕고 우수전(吳淑珍) 전 영부인이 약 2억800만 대만달러(한화 약 100억원)를 숨기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대만 검찰은 황이 도주 후 법원에 출석하지 않자 지난해 3월 공개 수배했다.

천충밍 검찰총장은 또 천수이볜 부패 사건에 연루된 천 전 총통의 친구인 차이추슝 등 건설업자들을 비롯, 스마오린(施茂林) 당시 법무부장, 언론인들과도 부적절한 만남을 가졌다고 감찰원은 탄핵 사유에서 밝혔다.

감찰원은 천 총장의 행위들이 '공무원복무법' '검찰관수칙' 등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대만 총통부 왕위치(王郁琦) 대변인은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사표를 받으면 수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수리가 널리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천 검찰총장은 사표 제출 후 "검찰총장 재임 중 업무 처리에서 마음에 부끄러운 것이 없다"고 말했다.

대만 법에 따르면 새 검찰총장은 총통 지명 후 입법원이 동의하면 총통이 임명할 수 있다.

이번 감찰원 탄핵은 대만 국민당이 지난해 12월 현장.시장 선거에 이어 1월9일 입법원 보궐선거에서 연패한 후 선거 패인 보고서를 통해 주요 패인이 천충밍 검찰총장이 천 총통 수사를 부실하게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데 이은 것이어서 정치적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만 제1야당인 민진당 차이치창(蔡其昌) 대변인은 "국민당 선거 패인 보고서가 나온 직후 감찰원이 탄핵을 진행해 마 총통의 정치적 검은 손이 감찰원까지 미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국민당 보고서와 감찰원 탄핵 날짜가 인접해 마 총통은 이번 사안에 정치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의문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sm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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