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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강진피해, 인재 요인은 없나>

(포르토프랭스=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갈수...

연합뉴스 기자  2010.01.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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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토프랭스=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갈수록 피해가 커지고 있는 아이티 강진 참사는 불가항력적 자연재해의 성격이 크지만 인재(人災)적 요인도 피해를 크게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강진의 피해를 제일 많이 본 포르토프랭스 시내 곳곳을 둘러보면 지난 12일 규모 7.0의 강진으로 인해 완파된 건물도 많지만 끄떡없이 버티고 있는 건물도 상당수 찾아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피해를 본 건물의 상당수가 지진피해를 견딜만한 내진설계나 건축기법 등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거나 부실공사로 인해 피해가 더 커졌던게 아니냐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건물 붕괴현장에서 구조작업을 전개중인 한국 119구조대 핵심 관계자는 20일 "붕괴된 건물들을 살펴보면 지진에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철근이 많이 사용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며, 철근이 사용됐더라도 건축물의 기둥부분이 허약해 하중을 견디지 못해 폭삭 내려앉은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아이티는 중남미의 최후진국답게 철근 등 건축과정에서 핵심적으로 필요한 자재들을 많이 사용하지않고 벽돌을 사용해 지은 건축물이 많다"면서 "이런 건축양식도 지진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이티 건축물에서 많이 사용되는 벽돌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사용되는 벽돌의 경우 시멘트와 모래를 섞어 만들어 강도가 매우 높지만 아이티 벽돌은 이 지역 산에서 많이 나는 고령토와 유사한 흙과 시멘트를 합성해 만들어 강도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행정력의 마비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재난발생에 대비한 정부의 방재시스템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점도 화를 키운 결정적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지진발생으로 대통령궁과 주요 정부 부처 청사가 파괴되고, 일부 각료와 상하원 의원들도 피해를 입으면서 부상자 구조 등 신속한 초기대응에 실패해 사상자수가 급증하게 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구조와 복구작업을 진두지휘해야할 대통령이 지진발생 직후 행방불명됐을 정도로 지도력 부재현상까지 노출했다. 또 지진발생 8일이 지나고 있는 시점에서도 사상자 집계나 체계적인 구조.복구 등 종합 수습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등 사회 전반에서 노출되고 있는 총체적 부실양상은 아이티의 비극을 가중시키고 있다.

a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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