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농산품 시장은 안다뤄"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 중국과 대만이 26일 양안(兩岸)간 자유무역협정(FTA)격인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체결을 위한 첫 공식 협상에 돌입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와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 대표단이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호텔에서 첫 공식 협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해협회는 정리중(鄭立中) 상무부회장이 이끌며 대만 측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에서는 가오쿵롄(高孔廉) 부이사장이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했다.
해협회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는 양측 전문가들이 분임 토의 형식으로 이미 진행된 양안간 공동연구 결과를 평가하고 협정의 정식 명칭과 기본 구조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고 설명했다.
가오쿵롄 부이사장은 대만의 여론을 의식한 듯 "향후 협상에서는 대륙에 대한 노동시장 개방과 농산물 관세 폐지 정책인 조기수확(Early harvest) 등 농산품 시장 개방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안간 사실상의 FTA인 ECFA는 서로 거래되는 상품과 용역에 대한 관세를 대거 낮춰 무역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 내용으로, 협정이 체결되면 양안간 실질적인 경제통합이 이뤄지면서 대만의 중국 내수시장 진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만과의 통일까지 염두에 두고 대만의 기계.섬유.석유화학 품목 관세면제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럴 경우 전자와 반도체 등 주력 업종이 한국과 겹치는 대만에 중국 내수 시장에 진출하는 문호가 완전히 열리게 돼 우리 업체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협상 시작 전날인 25일에는 대만 정부가 자국 반도체 업계의 중국 투자를 허용할 방침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등 양안간 경제협력이 급속히 강화되는 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중국과 대만은 지난해 12월말 대만 타이중(臺中)에서 중국 해협회와 대만 해기회간 제4차 회담을 열어 양안간 ECFA와 지적재산권보호를 올 상반기 중국에서 열리는 제5차 양안회담 의제로 확정했다.
중국과 대만은 26일 하루로 예정된 첫 회의에서 협상의 밑그림을 그린 뒤 조만간 추가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내용 협의에 들어갈 예정으로, 이 협정은 제5차 양안회담에서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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