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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정치개혁 논란..의원직 사퇴까지>

범민주파 `2012년 직선제 전면실시'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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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기자  2010.01.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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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민주파 `2012년 직선제 전면실시' 주장

홍콩정부 및 친중파 "절대 불가" "위장사퇴" 역공



(홍콩=연합뉴스) 정재용 특파원 = 홍콩 정가가 2012년부터 적용되는 정치개혁안 문제로 씨끄럽다.

홍콩 정부는 2012년 행정장관 및 입법회(국회격) 선거와 관련해 부분적인 개혁안을 제시했으나 홍콩의 독자성과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범민주파가 `2012년부터 입법회 의원 전면 직선제(公投)' 실시를 주장하면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는 26일 범민주파 정당인 사민련(社民聯)과 공민당(公民黨) 소속 의원 5명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이에 앞서 홍콩 행정수반인 도널드 창(曾蔭權) 행정장관은 2012년부터 행정장관 선출에 참여하는 선거위원회 위원 규모를 현행 800명에서 1천200명으로 늘리고 입법회 의원의 정수를 현행 60명에서 70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정치개혁안을 지난해 말 발표한 바 있다.

창 행정장관은 이 같은 정치개혁안이 2017년으로 예정된 행정장관 직선제에 대비한 `전향적인 개혁안'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범민주파는 현행 제도와 달라진 게 없다면서 "2012년 입법회 선거부터 전면적인 직선제를 실시하자"고 맞서고 있다.

홍콩정부는 2017년 행정장관 선거와 2020년 입법회 선거 때부터 직선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홍콩 행정장관은 선거위원회 위원들에 의한 간접선거 방식으로 선출돼 중국 중앙정부로부터 임명받도록 돼 있다. 또 입법회 의원의 경우 전체 60석 가운데 지역구 의원 30명은 직선제로 뽑히지만 나머지 직능대표 30명은 직능별로 선출된다.

새해 첫날부터 홍콩 시민 3만여명은 홍콩주재 중국 연락판공실(중련판. 中聯瓣) 건물 부근에서 홍콩의 정치개혁과 중국의 반체제 인사인 류샤오보(劉曉波.53) 변호사 석방 등을 요구하면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범민주파의 장내외 공세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와 홍콩 정부가 꿈쩍도 하지 않자 범민주파 의원들이 의원진 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선 것이다.

앨버트 찬(陳偉業) 사민련 의원 등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5명의 범민주파 의원들은 자신들의 의원직 사퇴로 홍콩 정부가 굴복을 하거나 최소한 보궐선거 과정에서 직선제 문제를 정치쟁점화하기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들 5명은 보궐선거가 실시되면 재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홍콩정부와 친중파의 반응은 냉담하고 단호하다.

창 행정장관은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범민주파 의원들의 직선제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직선제 요구는 홍콩정부와 기본법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면서 "사퇴서를 제출한 의원들은 보궐선거 제도를 남용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건련(民建聯)과 공련회(工聯會) 등 친중파 정당들도 "범민주파 의원들은 `위장사퇴'를 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결국 친중파가 다수의석을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2012년 입법회 선거때부터 직선제를 전면적으로 실시하자는 범민주파의 주장은 아무런 결실을 거두지 못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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