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삼호 기자 = 영국의 정부 부채문제도 유럽발 금융불안의 진원지가 된 그리스, 스페인과 같이 심각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시먼 존슨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주장했다.
영국 BBC 인터넷판 7일자 보도에 따르면 존슨은 그리스나 스페인처럼 정부채권 신용등급이 심각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국가들에 영국도 추가돼야 한다며 이같이 BBC에 말했다.
그는 "금융시장이 이들 국가의 재정상태를 장기적이고 엄격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현재의 상태에 대해 부정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의 경우는 사태가 매우 빠르게 진행된, 매우 극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지만 나머지 국가들의 재정상황도 취약하긴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존슨은 "영국이 가까운 장래에 예산을 통제할 수 있고, 신뢰감을 줄 수 있는 행동을 취하겠다는 점을 금융시장에 납득시키지 못하면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영국 재무부는 세계의 3대 신용평가 기관이 영국의 정부 신용등급을 AAA로 재확인했다면서 "정부가 세계적 경기침체로부터 경제를 방어하기 위해선 부채증가를 용인해야 하는게 맞다. 하지만 경기부양은 경기회복이 확연해진 뒤 재정건전성을 강화할 수 있는 조치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재무부 대변인은 "정부는 최일선의 정부 서비스를 계속 유지하면서 앞으로 4년에 걸쳐 재정적자를 반으로 줄이기 위한 계획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영국은 작년 4분기, 7분기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났으나 성장률은 고작 0.1%로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존슨은 또 G7(주요 7개 국가) 재무장관이 유로존 위기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동을 가진 것과 관련, "G7은 행동이 느릴 뿐 아니라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방식을 갖고 있어 기본적으로 쓸모없는 기관"이라고 비난했다.
G7 재무장관들의 인식이 수개월 정도 뒤떨어져 있으며 금융시장의 정서가 크게 변했다는 점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G7 재무장관들이 내놓은 정보를 보니 유럽의 상당부분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으며 스페인, 그리스, 포르투갈 만이 문제가 아니라 아일랜드도 위기국가에 추가해야 하며 이탈리아도 매우 근접해 있다는 점에 대해 G7이 잘 모르는 것 같아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