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중계본동의 산동네 판자촌 꼭대기에서 만난 문충식(55)씨도 "어제는 밀린 우편물을 배달하려 이번 주 들어 처음으로 이곳에서 오토바이를 탔다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땅에 굴렀다"며 오른쪽 팔을 주물럭거렸다.
그는 "하도 자주 넘어지다 보니 이제 이골이 났다. 넘어지는 요령이 생겨서 괜찮다"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을 담당하는 서영훈(36)씨는 "배달 구역의 70% 이상이 경사지여서 오르거나 내려올 때 제설작업이 안 된 부분은 도보로도 이동이 어려울 정도다"라며 "우편물 배달을 도저히 미룰 수 없어 5일부터 무리해서 오토바이를 운전했는데 꽤 춥기도 하고 길이 미끄러워 힘겨웠다"라고 말했다.
집배원들은 이제는 눈이 본격적으로 녹기 시작해 어느 정도 업무가 정상을 되찾았다면서도 그들이 여전히 느끼는 남모르는 위협에 대해서는 다시금 우려의 목소리를 모았다.
"도로의 눈을 길가 곳곳에 모아 놓아 배달용 110cc 오토바이를 타고 1차선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앞뒤의 대형 차량이 경적만 울려도 가슴이 철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