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자.마스터 제휴없이 국내 전용카드 해외사용 가능
토종 브랜드 최초로 전세계에서 통용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비씨카드(대표이사 사장 장형덕)는 오는 10월부터 비자나 마스터와 같은 국제 브랜드에 의존하지 않는 해외 신용결제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23일 밝혔다.
우리나라에 신용카드가 도입된 이래 국제 카드사에 의존하지 않고 순수 토종 브랜드 카드가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씨카드는 이를 위해 22일(현지시간) LA에서 미국 신용카드사이자 국제 네트워크 운영사인 DFS(Discover Financial Service)와 글로벌 네트워크 제휴 조인식을 했다.
이날 조인식에는 비씨카드 장형덕 사장과 DFS의 오퍼린스 수석 부사장 등 양사의 고위관계자들이 참석해다고 비씨카드는 전했다.
1986년 설립된 미국의 신용카드 회사인 DFS는 2007년 다이너스클럽을 인수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185개국의 가맹점과 현급지급기(ATM) 망을 보유하고 있다. 2008년 총 거래금액은 약 112조원이다.
이날 제휴로 비씨카드 회원은 전세계 디스커버, 다이너스클럽 가맹점과 펄스 ATM을 이용하고 DFS 회원은 한국내 ATM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비씨카드는 "굳이 비자나 마스터와 같은 국제카드를 발급받을 필요 없이 연회비가 저렴한 국내 전용 카드를 해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해외 가맹점이나 ATM 이용 금액에 대해 국제 브랜드가 회원에게 부과하는 1%의 수수료 부담도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카드사가 국제 브랜드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줄어들 전망이다. 비자나 마스터는 해외 사용액뿐 아니라 가맹점 망을 제공하지 않는 국내 사용액에 대해서도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데, 국내 카드사들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약 2천900억 원을 부담했다.
반면 비씨카드가 발급하는 전체 카드 중 비자나 마스터와 같은 국제카드는 전체 발급 수의 60% 이상을 차지하지만, 지난해 비씨카드 전체 카드 이용액 중 해외에서 이용한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1.4%로 국제카드 발급 수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는 불필요한 해외겸용 카드가 그만큼 많이 발급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지금 같은 신용카드 증가세가 지속되고 비자, 마스터 등 국제카드 중심의 시장 구조가 유지된다면 향후 10년간 지급하는 국제카드 수수료가 비씨카드 회원사만 약 9천500억원, 카드업계 전체로는 약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비씨카드는 이번 제휴를 통해 앞으로 10년간 국제카드 부문에서 약 4천억 원에 달하는 국부유출을 막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형덕 비씨카드 사장은 "이미 구축된 미국, 중국 내 ATM 제휴에 이어 가맹점 제휴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비씨카드의 독자적인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이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씨카드 회원에게는 해외 사용 수수료 부담을 없애고 11개 회원사엔 비용 절감이라는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비씨카드는 DFS와 전산개발이 완료되는 하반기부터 새로운 해외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가칭 `비씨 글로벌 카드'를 회원사를 통해 발급해 기존 국내전용카드를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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