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실업률이 높아 본격적인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4일 내놓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많은 OECD 국가들이 위기 이전 수준의 성장률을 회복했지만 미국, EU 등 주요국의 실업률이 10%에 달한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대한상의는 최근 일각에서 거론되는 출구전략은 세계경제의 본격적인 회복 여부, 유가, 환율 등의 추이를 감안하면서 신중히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의가 OECD 30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2분기와 지난해 3분기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조사한 결과, 미국(0.4%→0.6%), 독일(-0.6%→0.7%), 일본(-2.1%→0.3%), 한국(0.4%→3.2%) 등 20개국이 위기 이전의 성장세를 회복했다.
그러나 영국(-0.1%→-0.2%), 그리스(0.6%→-0.4%), 스페인(0.0%→-0.3%) 등 10개국은 아직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상의는 현재의 회복세가 위기 이후 급락한 성장률에 대한 기저효과로 인해 높게 나올 수 있다며 지나친 낙관을 경계해야 할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실업률은 미국이 2008년 8월 6.2%에서 2009년 9월 9.8%로 높아졌고, 프랑스(7.8%→10.0%), 일본(4.1%→5.3%), 한국(3.2%→3.5%) 등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는 등 여전히 위기 이전 수준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의는 "GDP 성장률이 1년여 만에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세계 각국이 금리 인하, 유동성 공급, 재정 확대, 국제 정책 공조 등의 노력을 기울인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실업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고실업 악순환'이 지속돼 본격적인 경기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높은 실업률은 가계 소득을 떨어뜨려 소비를 줄이고, 기업의 투자위축을 유발해 고용이 줄어들게 된다고 상의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최근 '중국의 긴축 움직임', '미국의 금융규제 강화 추진', '유럽의 재정적자 심화' 등으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는 점을 들어 낙관론을 경계했다.
상의는 이런 점들을 근거로 ▲출구전략의 신중한 시행 ▲외환시장 모니터링 강화 ▲수출 다변화 ▲역내 협력 강화 등 4가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