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펀드매니저들은 7일 코스피지수가 지수수준 면에서는 바닥권에 근접했다며, 주가가 싼 만큼 분할해 저가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증시의 체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기존에 잠재돼 있던 리스크들이 드러나면서 지수가 폭락했으나 합리적인 수준까지 조정이 됐고, 한동안 지지부진한 장세가 이어질 수는 있어도 추가 폭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추가하락 여지는 5∼10% 정도로 추산됐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잇따랐던 프로그램 매도에 증시의 체력이 약해져 민감한 상황에서 기존에 잠재돼 있던 리스크들이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이 시장의 흐름에 순응해 증시가 급락했다"면서 "코스피지수 1,550선이면 바닥권으로 여기고 있으며, 이 정도면 팔고자 했던 물량도 어지간히 소화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나 스페인, 포르투갈의 재정적자나 중국의 긴축 등 악재가 부각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경제는 완만히 회복되고 수출기업들에는 환율이 완충작용을 해주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펀더멘털과 관련해 새로운 악재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1,600선 이하에서 블루칩 주식들을 보면 싸기 때문에 주식을 살만한 시기가 됐다"면서 "주식 편입비중을 크게 높이지는 않겠지만 여유가 있어 조금씩 비중을 확대해가려 한다"고 전했다.
알리안츠자산운용 김정우 이사는 "중국의 긴축정책이 시행되고 경기선행지수를 비롯한 모멘텀이 꺾이면서 증시는 조정국면"이라며 "조정폭은 올해 들어 고점인 코스피 1,720선에서 최대 10~15% 하락한 1,500선 정도로 보며 지금은 시장에 들어갈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내 경기가 좋아지는 강도가 예전에 비해 둔화돼 경기모멘텀이 좋아질 때까지 2~3개월간 지리한 기간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분할매수를 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며 "그리스 악재는 유럽연합에서 막을 수밖에 없는 만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우리자산운용 강선식 주식운용본부장은 "올해 증시는 10% 정도까지 빠질 것으로 봤으나 거시경제 변수들이 바뀌면서 전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면서 "분위기에 휩싸인 측면이 크며 곧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바닥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KB자산운용 송성엽 주식운용본부장은 "증시가 빠진 근본적인 원인은 중국과 한국의 경기선행지표가 고점을 찍은 상황에서 그리스의 신용불안과 미국의 고용지표가 등 악재가 터졌기 때문"이라며 "중기적으로 1,550선이면 고점이었던 1,720선에서 합리적인 수준까지 조정이 됐고, 바닥권인 것은 맞지만, 아직 바닥을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적으로 5~10% 조정이 있을 수 있으며, 증시가 바닥을 찍고 다시 올라가기 위해서는 기업 실적이 좋아지거나 유동성이 개선되는 등 다른 모멘텀이 생겨야 한다"면서 "이번 조정이 사업모델이 견고하면서 이익이 늘어난 종목 중 절대적으로 주가가 빠진 종목에는 기회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