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과학기술에도 기업가정신 있어야"

KIST 한홍택 원장 44주년 인터뷰 '소통' 강조
...

연합뉴스 기자  2010.02.10 00:00:00

기사프린트





KIST 한홍택 원장 44주년 인터뷰 '소통' 강조

대학ㆍ기업 간 'R&D 플랫폼' 역할도 추구



(서울=연합뉴스) 김영섭 기자 = "기업과의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KIST를 '세계를 향한 과학기술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의 산실'로 만들고자 합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홍택 원장은 10일 KIST 개원 44주년을 맞아 연합뉴스와 단독인터뷰에서 "KIST는 대학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과 과학기술의 융합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대학 컨소시엄을 통한 파트너십 설립을 강화할 생각"이라며 이같이 각오를 밝혔다.

한 원장은 또 작년 8월27일 사실상의 첫 외국 국적 원장으로 공식 취임한 이래 조직개편과 혁신적 인사제도 도입 등으로 주목받았다. KIST는 이날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본원 존슨강당에서 개원 44주년 기념식을 겸한 비전선포식을 가졌다.

다음은 한 원장과의 인터뷰 요지.

--KIST 개원 44주년의 의의라면.

▲KIST 44년은 대한민국의 과학기술과 경제발전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다. 1960∼70년대 포항제철 등의 국가산업기반 조성, 1980∼90년대의 정부출연연 '출가(Spin-off)' 등의 국가연구기반 조성, 나아가 2000년대의 융ㆍ복합 원천연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경제ㆍ과학기술 발전 단계에 조응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올해 개원 44주년을 맞아 우리는 KIST의 새로운 비전으로 '우리의 꿈을 만들고 이루며 자랑스러운 세계적 KIST'를 선포하려 한다. 대한민국 국민과 전 인류가 꿈꾸고 있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오늘 KIST에서 과학기술로 구현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세계적 연구기관이 되려 하는 것이다. 우리 KIST는 녹색성장시대와 고령화시대를 대비해 활력이 넘치고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한 사회를 과학기술을 통해 구현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다.

--원장 취임 이후 100일간 KIST 개혁을 진두지휘한 소감을 밝힌다면.

▲제가 갖고 있는 비전, 미국의 선진적 연구개발(R&D) 시스템에 대한 노하우와 KIST가 지난 44년을 통해 쌓은 연구개발 자산을 효과적으로 결합시키기 위해 무엇보다도 KIST를 통찰하고 구성원들과 허심탄회한 소통을 하는데 주력했다. 수차례 전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했고 각 연구센터와 간담회를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원장에게 바라는 점들을 많이 청취했고, 나 또한 KIST의 비전과 전략 목표에 대해 구성원들에게 설명했다. 이제 우리가 도출하고 합의한 비전과 전략목표를 하나씩 실현해 나가기 위해 더 열심히 뛰려 한다.

--조직 개편과 혁신적 인사 제도 도입 등으로 변화를 모색했는데

▲내부 구성원의 지원 및 인터뷰를 통해 주요 보직자를 임명했다. KIST 각 연구본부와 조직이 보다 자율성을 갖고 활력있게 움직이기 위한 시도다. 타운홀 미팅, 각 연구센터와의 간담회뿐 아니라 연구현장을 예고없이 직접 찾아 연구원들과 대화를 수차례 나누기도 했다. 공식적 의사결정체계에서의 논의와 결정도 중요하지만, 일선 연구원들이 피부로 느끼는 연구제도, 평가제도, 연구환경 등에 대해 가감 없이 듣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꼭 필요한 부분들은 제도화하고 있다.

특히 KIST 내에서 연구자들의 도전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융ㆍ복합기술의 산업화에 초점을 맞춘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연구사업, 세계적 연구 리더십을 위한 혁신(Innovation) 연구사업,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기위한 드림(Dream) 연구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모두 KIST 연구자들이 보다 도전적으로 연구에 몰입해 창의적 연구를 수행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KIST가 대학과 기업 간 R&D 플랫폼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는데.

▲R&D의 흐름은 대학에서 출발해 출연연을 통해 성숙하며 기업에서 꽃을 피우는 단계를 밟고 있다. 그래서 학연산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KIST 컨설팅 그룹을 만들어 중소기업에 대한 구체적 기술 지원ㆍ컨설팅을 하고 지주회사 '키스텍(KISTech)'을 만들어 잠재력이 크지만, 시장이 아직 성숙하지 않은 기술들을 자체적으로 상용화해 벤처기업에 이전하려고 한다.

후속 연구세대의 육성을 위해 '과학기술 기업가정신(S&T Entrepreneurship)' 위주의 박사후인증프로그램(Postdoctoral Certificate Program)을 운영, 창의력이 넘치는 우수 인재들이 마음껏 그들의 역량을 발휘하며 동시에 연구현장에서 경험을 쌓아 향후 출연연, 산업계 연구소 내지 학교에서 즉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게 할 생각이다.

--향후 KIST의 글로벌화는 어떤 방향으로 추진되나.

▲세계수준 연구센터(WCI) 사업과 관련해 광유전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듀크대 조지 오거스틴 교수와 연구진을 유치했다. 제1호 국가과학자인 신희섭 박사가 이끄는 신경과학센터와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적 연구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KIST 유럽연구소에 현지인 R&D 담당소장으로 외국 저명 학자를 임명했고 지난 1월에는 한ㆍ인도 과학기술협력센터가 개소식을 가진 데 이어 KIST-아메리카도 본격 추진하는 등 해외 연구협력 거점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외국에 있는 대학연구소와 파트너십을 결성해 해외 연구동향을 살피는 한편 공동연구도 추진하려고 한다.

아울러 연구협력프로그램(Research Associate Program)을 통해 외국 신진과학자를 유치하는 한편 현재 운영 중인 IRDA(International R&D Academy)를 확대해 개발도상국에 대한 협력 활동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글로벌화를 위해 '캠퍼스 국제화' 기본 작업도 연내 마무리지을 생각이다.



kimys@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