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금융위기와 저유가 기저 속에 올해에도 우리나라에는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청년실업, 저출산·고령화 사회로의 진입 등의 악재로 인해 국가경쟁력의 기반이 크게 약화되고 새로운 추가 성장동력이 발굴되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높은 교육열로 인해 고학력 인재가 초과공급되면서 경제영역에서 전문인력화되지 못하고 다양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평생교육과 평생직업훈련이다. 기대수명 100세 시대를 맞이해 그에 따른 국민의 생애주기별 교육과 직업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평생학습체계 구축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민행복을 증진시키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기영화 원장을 통해 알아봤다.
▲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기영화 원장
평생교육시대, 첫 걸음은 학점은행제
지식과 정보가 가치의 중심이 되는 지식기반사회로의 급속한 진입이 이뤄지는 지금, 과거와 같이 20년간의 정규교육과정 이수만으로 100세 시대를 살아가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더욱이 유럽이나 호주에 비해 직업교육훈련정책이 뒤늦게 실시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인 교육의 개념과 인식 때문에 고등교육만을 선호하는 현상이 유독 강했다. 문제는 대학 교육과 직장에서 요구하는 직무능력이 큰 차이를 보이면서 대학 교육의 실효성과 함께 재교육에 들어간 사회적 비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재교육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상황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를 증빙하듯 청년실업과 경력단절여성, 명퇴, 은퇴 등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끝날 때까지 중도포기 내지는 중도탈락의 위험 속에 노출돼 있고, 은퇴 이후에도 40~50년을 더 살아야 하기 때문에 향후 지속적인 경제활동 참여는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생애주기별 인생설계와 그에 따른 평생교육이 수반돼야 경제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학점은행제가 1998년 도입돼 지금까지 누적등록생 수가 118만여명을 기록하는 등 학습자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고, 55만여명이 학위를 취득했다. 학점은행제는 개인의 다양한 학습경험을 학점단위로 인정, 누적, 관리하는 개방형 학력인정제도로, 자격증 취득, 편입·대학원 입학을 포함해 상급학교 진학이나 사법고시 등 국가고시 응시자격을 인정하는 다양한 경로로 활용되고 있다. 즉, 개인이 평가인정 학습과목을 수강하거나 자격증 취득, 학점인정대상학교, 독학학위제, 시간제 등록, 중요무형문화제와 같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 학점을 인정받고 일정 자격을 갖추게 되면, 전문학사나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또한, 학점은행제 학습자 중 34.8%가 자격증을 취득하고, 27.7%가 상급학교로 진학하기 위한 경력개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학점은행제 학위 취득 후 경제활동, 경력 및 진로 개발, 급여인상, 승진 등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학점은행제를 통한 학위취득자 중 상당수는 취업과 연계된 전공분야의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매년 수천여명의 학습자들이 학점은행제 학위를 통해 상급 교육과정으로 진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학점은행제도가 성인학습자들에게 취업·재취업, 대학원 진학, 일과 학업의 유기적인 병행을 가능하게 하는 평생교육제도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기 원장은 ‘2013년 학점은행제 학습자 경력개발 경로조사’에서 학점은행제 학위 취득 전후를 비교한 조사 자료를 인용하며, 전문학사 학위취득자의 약 5%가 학점은행제로 통해 정규직 근로형태로 전환되는 효과가 있었고, 학점은행제 학위취득 후 구직활동 참여는 9.6% 증가하고 구직활동기간은 10.1개월 감소한 것을 근거로 학점은행제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언급했다. 우리나라에 평생교육이 도입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독일, 영국, 호주처럼 평생에 걸친 교육의 효과를 전 사회가 느낄 수 있도록 가시적인 효과를 지금 당장 거두기 힘들지만 5~10년 후면 변화를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 학점은행제 졸업생에 대한 고정관념 등 부정적인 인식은 중장기적으로 해소해 나갈 과제로 보인다.
일과 학습의 병행 대안, 선취업 후진학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필요 이상으로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에 진학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산업현장과 동떨어진 교육으로 인해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선취업 후진학’이다. 이는 국정과제와 교육분야 6대 개혁과제 중 하나로, 고교졸업 후 먼저 취업해 현장에서 경험을 쌓으며 지속적인 경력과 능력개발을 할 수 있도록 일하면서 계속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이다. 대학졸업자의 입장에서는 근무여건이 열악한 산업현장이 불만일 수밖에 없지만,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은 고졸 정도의 학력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문제는 전문성을 갖춰나가는 것인데, 이를 산업현장에서 체득한 경험으로 본인에게 필요한 능력을 개발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후진학 대상은 특성화고 또는 마이스터고 졸업생, 일반고의 직업교육과정 위탁생, 학력인정평생교육시설에서 직업교육과정을 이수한 후에 3년 이상의 산업체 근무 경력이 있는 자로, 대학별로 세부 입학전형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다학기제, 계절학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손쉽게 대학 진학이 가능하다. 이와 같이 후진학 과정을 운영하는 대학은 2016학년도 127개교로, 약 9600명이 대학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 지난해 10월 14일 G밸리컨벤션에서 개최된 2016학년도 후진학 대상자를 위한 입학안내에서 교육부 김환식 평생직업교육국장(현 충남교육청 부교육감)이 입학설명회 개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는 올해부터 재직자 등 성인학습자의 후진학이 보다 쉽고 편리하도록‘평생교육단과대학’을 개설할 예정이다. 후진학자가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데 있어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지원사업으로, 기존 재직자특별전형 대상에서 30세 이상 성인학습자로 대상을 확대하고, 학점별 등록금 납부와 국가장학금 지원 등으로 학비부담을 대폭 완화했으며, 학점인정과정 역시 교원의 강의시수로 인정하고, 대학평가지표로 사용되는 충원율과 취업률 산정방식을 변경하는 등 제도적 정비도 시행된다. 이를 통해 성인학습자 전형으로 통합되고, 학위과정 이외에도 각종 성인학습과정을 같이 운영하며, 성인학습자만을 위한 별도의 교육과정을 다양한 방법으로 제공하고, 높은 수준의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 지난해 10월 14일 서울대학교 교수회관에서 열린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 서비스 개통식에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앞줄 왼쪽에서 여섯번째)과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기영화 원장(앞줄 오른쪽에서 네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 첫 선 보인 글로벌 명품강의 한국형 무크(K-MOOC)
2015년 10월 진흥원의 숙원사업이자 우리나라 교육분야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 K-MOOC사업이 첫 선을 보였다. 무크(MOOC)는 Massive, Open, Online, Course의 약자로, 미국에서 처음 무크가 등장했을 때 국가차원이 아닌 민간차원에서 무크를 시행했다. 한국형 무크, K-MOOC는 2013년 대통령이 얘기했던 교육의 중요성, 즉 사회·경제적 조건에 관계없이 개인의 역량과 잠재력을 키우자는 생각으로부터 출발했다. 누구나 등록금 없이 양질의 교육을 받기 위해 실시한 것이 케이무크다. K-MOOC는 우수한 대학강의를 누구나 무료로 인터넷을 통해 수강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개강의로, edx나 Coursera 등과 같이 대학 강좌를 공개하는 해외 MOOC플랫폼과 달리, 교수와 수강생간 쌍방향 학습이 가능한 플랫폼 서비스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는 기존의 듣기만 하는 온라인 학습에서 탈피해 학습자가 참여가능한 평생교육시스템의 정점을 구축한 것이다. 우선 27개의 강좌가 개설되었고 접속자도 다양하다. 특히 K-MOOC시스템은 강의 중 스크립트가 제공돼 한글 강의 중에는 영어 자막이, 영어 강의 중에는 한글 자막이 지원되어 편리하게 강의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30대 이상 학습자가 전체등록자의 60.7%로, 특히 30~40대 학습자의 비율이 42.0%로 나타났고, 자기개발과 역량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가 수강생의 64.9%를 차지하고 있다. K-MOOC 운영사업은 현재 27개의 강의에서 올해 100개, 내년에는 200개, 2018년에는 500개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글로벌 상품 패키지 수출 되어야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기영화 원장은“오바마 대통령도 수차례 말하듯 우리나라를 뛰어넘을 교육열을 가진 나라가 없다.”며,“우리나라의 우수한 교육에 대한 체계를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 원장은 대한민국의 평생교육은 세계 1위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국민의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50년만에 우리나라가 급격한 성장한 이면에는 상당부분 교육의 영향이 있었고, 지금까지 체계화되어 있지 않아 그 우수성을 알릴 기회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기 원장은 이러한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해 평생교육시스템을 패키지 상품으로 개발해 해외에 수출하는 동시에 그 나라 상황에 맞게 변형하여 쓸 수 있도록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 원장이 체계화시키려는 시스템은 올해‘학점은행제 정보공시제’도입을 앞두고 있는 학점은행제 시스템과 국민기초능력 향상을 위해 저학력 성인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성인문해교육 시스템, 그리고 지속가능한 창조적 학습공동체 형성을 도모하는 평생학습도시 시스템, 누구나 원하는 강좌를 무료로 들을 수 있도록 하는 K-MOOC 시스템 등이다. 마지막으로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기영화 원장은“국가간에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것은 많지만 상품화된 평생교육 시스템을 공유하면서 교육, 문화분야에서 갈등을 줄이면서 좋은 친구로 나아가야 한다.”며,“앞으로 7~10년 후면 국내에 평생교육이 완전히 자리를 잡을 것이고, 지금까지 한류열풍을 주도했던 K-pop이 한 역할을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평생교육시스템도 할 수 있을 것이라 고대한다.”고 기대감을 밝혔다.